[4차산업 교육이 미래다] ⑤ 삼성전자 '입사율'넘어서려는 건국대학교의 ‘KU융합과학기술원’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2-21 06:07   (기사수정: 2019-02-2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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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건국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4차산업혁명에 의한 빠른 기술 변화로 지구촌 시장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단호한 응전에 나서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의 삶과 직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판단,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개혁 중이다. 한국은 미래가 걸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느리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 뉴스투데이는 연중기획으로 그 선명한 진실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프랑스 소수정예 엘리트 양성기관 ‘그랑제콜’ 모델 삼은 ‘KU융합과학기술원’ 신설

특성화의 특성화…줄기세포만 전공하는 ‘줄기세포재생공학과’, 미래이동수단 연구하는 ‘스마트운행체공학과’ 등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론은 이미 '한 물 간 이론'이다. 대학들은 이제 취업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고도성장기였던 1970~80년대의 대학은 '학문의 장'이라는 명예를 존중해도 문제가 없었다. 대학졸업자들이 넘쳐나는 일자리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대학은 형편이 전혀 다르다. 4차산업 혁명이라는 대변화에 적응해 그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네이버, 배달의 민족 등과 같은 잘나가는 대기업과 벤처기업 '입사율'이 대학의 서열과 평판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건국대학교는 발빠른 행보를 보여온 대학으로 꼽힌다. 3년 전부터 4차산업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교육 체계를 재편했다.

현재 건국대의 전체 63개 학과 중 14개 학과가 4차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국대 4차산업 교육의 중축인 ‘KU융합과학기술원’을 비롯해 각 단과대에 개별 학과들이 소속되어 있다.

'KU융합과학기술원'은 삼성전자 '입사율' 높이기를 넘어서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재를 배출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KU융합과학기술원은 지난 2016년 바이오 생명공학 분야와 융복합 공학 분야 학과를 통해 미래 산업 수요에 대비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미래에너지공학과’,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스마트ICT융합공학과’, ‘화장품공학과’,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의생명공학과’, ‘시스템생명공학과’, ‘융합생명공학과’로 총 8개 학과로 구성됐으며, 신입생은 매년 300여 명 정도가 선발된다.

KU융합과학기술원은 다양한 해외 사례를 모델로 하고 있다. 우선 전체적인 틀은 프랑스의 ‘그랑제콜’을 토대로 한다. 프랑스는 대학들이 모두 평준화되어 있지만, 예외적으로 운영되는 ‘엘리트 대학’들이 있는데, 이를 그랑제콜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특징은 학문 연구가 아닌 ‘국가 엘리트층 양성’을 주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KU융합과학기술원은 특정 분야에 특화된 학과로 구성돼 차별화된 인재를 양성한다. 일종의 ‘학문 가지치기’가 이뤄지는 셈이다. 국내 대학 최초로 줄기세포를 단일전공으로 하는 학과인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서울권 최초의 화장품산업 특화 학과인 화장품공학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운행체를 연구하는 스마트운행체공학과 등이 그 사례다.

KU융합과학기술원은 신설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취업률 통계를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 미래산업 수요를 기반으로 인력을 양성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건국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팹랩(Fab Lab)’과 독일 뮌헨공대의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모델로 한 ‘KU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3D프린터, 전기전자장비, 각종 공작기기 등을 마련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문과, 예술계 인재에게도 4차산업 교육 길은 있다

공기업, 외교관 등 전문직 지망생 수험준비 돕는 학과도


이밖에도 각 단과대별로 소속된 4차산업교육 학과들이 있다. 문과대학 소속 ‘문화콘텐츠학과’, 공과대학 소속 ‘K뷰티산업융합학과’, ‘기술융합공학과’, ‘신산업융합학과’, 사회과학대학 소속 ‘융합인재학과’, 예술디자인대학 소속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등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KU융합과학기술원과 마찬가지로, ‘융합’을 키워드로 하며 학문보다는 취업을 위한 실무 교육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생소한 이름인 ‘융합인재학과’의 경우 학과 측은 “고위관료, 전문 외교관, 법조인, 공기업 등으로 진출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창의적·실용적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한다”며 “다른 학과의 경우 이러한 분야 진출을 희망하면 학과 전공과목 외의 별도의 사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융합인재학과 학생들은 별도의 사교육 없이도 학교에서 수험 준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법조인을 지망하는 경우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 준비를 지원하고, 외교관을 지망하는 경우 외교아카데미 준비를 지원하는 식이다.

한 재학생의 인터뷰에 따르면 “문과와 이과가 같은 학부에 속하고, 문과는 ‘공공인재’, 이과는 ‘과학인재’로 나뉘어 수업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교수진 역시 민사법 전공자, 프랑스현대철학 전공자, 행정이론 전공자, 현대영미문학 전공자, 행정학 전공자 등으로 다양하다.

또 공과대학 안에 ‘신산업융합학과’와 ‘기술융합공학과’가 분리되어 있다. 신산업융합학과가 기업 경영이나 통계, 회계 등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면, 기술융합공학과는 보다 특화된 형태다. 기술융합공학과는 ‘환경정보시스템’ 분야를 중심으로 기계공학 분야를 기반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특징은 그간 4차산업 교육에서 소외돼왔던 문과나 예술계 인재 역시 교육 과정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된 문화컨텐츠 학과 면접에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문화예술콘텐츠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와, 4차산업에 대한 견해와 지식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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