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방순 칼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숨겨진 계산은 ‘중국 견제’
김한경 방산/사이버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2-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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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견제’란 속내를 감추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동북아의 전략적 우위 지키려는 미·중 간 패권 경쟁에서 북한의 가치 부각

[뉴스투데이=임방순 안보전문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2일간 개최된다. 회담 의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희망과는 달리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으로부터 의미 있는 핵폐기 약속을 받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2차 회담도 1차 회담 때와 유사하게 대화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

그 이유는 북·미 양측이 공개적으로 서로에게 요구하는 ‘제재 해제 등 상응 조치’와 ‘비핵화 조치’를 넘어서 ‘중국 견제’라는 숨겨진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은 마주앉아 대화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계산중이고 중국 또한 자신의 계산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보다 중국의 도전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북한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면 미국이 동북아에서 확실한 전략적 우위에 설 수 있으므로 미·중 간 패권경쟁 시대에 북한의 가치는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협력과 지원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고 국교를 수립한 베트남 사례를 북한에 강조하면서, 핵 폐기 추진과 함께 미·북 간 관계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양국 간 연락사무소 설치가 거론되는 실질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 중·소 분쟁 시절 ‘소련 카드’처럼 중국을 적절히 견제할 ‘미국 카드’ 필요

한편, ‘중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김일성 시대부터 유훈으로 전해오지만 아직까지 북한은 경제적으로나 국제정치적으로 중국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자신의 정체성인 자주와 주체를 유지하려면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 점차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즉 중국을 적절히 견제하기 위해 ‘미국 카드’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북한은 중·소 분쟁 시절인 5∼60년대 중국을 움직였던 가장 유용한 수단이 ‘소련 카드’였음을 이미 학습했다. 북·중 관계 전문가들은 “당시 중국은 북한이 소련의 세력권으로 편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의 모든 요구를 우선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러한 ‘중국 카드’를 활용해 당시 소련으로부터도 막대한 지원을 받는 ‘등거리 외교’를 벌였던 것이다.

과거 중·소 분쟁 당시처럼 오늘날 미·중 패권경쟁에서 북한이 중국을 견제하며 많은 지원을 얻어내는 방법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북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상황 진전에 따라 ‘중국 카드’를 미국에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면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미국의 중국 견제에 협조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북한은 2007년에 이미 김계관 부상을 통해 이런 의도를 미국에 밝혔다.

또 다른 이해 당사국인 중국은 북한이 자국의 통제를 벗어나 미국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회담 전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북·미 관계가 개선되어 동북아로 미국의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을 중국의 통제력 하에 두려면 중요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6년간 냉랭했던 북·중 관계가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3차례나 정상이 만나는 등 급속히 복원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중국은 국가이익이 걸려있기에 혈맹관계를 강조하며 북한이 미국에 밀착되지 않도록 주력하는 분위기이다. 중·소 분쟁 시절 중국의 입장과 다를 바 없고, 북한의 행태도 그 때와 유사하게 소련 대신 ‘미국 카드’를 중국에 사용하여 효과를 보는 상황이다.


회담 그 자체가 중요하나, 시진핑 의표 찌르는 북·미 경협의 큰 틀 나올 수도

이와 같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도 중요하지만 점증하는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기 위한 북한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으므로 ‘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함께 ‘숨겨져 있는 속내’를 살핀다면 회담 결과를 조심스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첫째, 이번 회담은 1차 회담과 유사하게 북한 핵 폐기와 제재 해제에 대해선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합의를 하고 3차 회담을 기약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 양측은 원하는 회담 결과를 얻을 수 없더라도 중국의 도전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과 중국을 견제하되 지원도 받아야 하는 북한으로선 중국에 보여줄 상대가 필요해 회담을 하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

둘째, 북한은 2차 정상회담 이후에도 1차 정상회담 당시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 결과를 공유하며 북·중 우호를 과시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도움과 지원이 계속 필요하고, 중국은 북한의 친미 행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상호 이해관계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경제적 이익과 체제 보장을 담보할 확실한 수단이기에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의표를 찌르는 비핵화 조치에 전격 합의하고 북·미 간 경제협력의 큰 틀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북한 핵 폐기의 실질적 진전과 한반도 평화가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인천대 외래교수(북한학 박사)
미래문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경희대 중국학연구소 연구위원
前 駐중국 한국대사관 육군무관
대만 지휘참모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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