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모빌리티 산업, 쏘카 이재웅의 3가지 관점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2-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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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웅 쏘카 대표가 최근 택시업계의 과도한 '카풀 반대' 행태에 대해 의미심장한 비판을 던져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쏘카 이재웅 대표 두 종류 발언은 카풀 논란과 관련한 시사점 담아

"카풀 논란의 논의 주체는 택시기사가 아니라 이용자", "카풀은 택시와 영역 달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택시 업계가 최근 쏘카의 ‘타다’ 서비스를 불법이라며 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이재웅 대표가 적극적으로 카풀 서비스 비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유력 포털인 다음의 창업자이다.

최근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두 가지 주장을 펼쳤다. 카풀 논란에서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할 주체는 이용자인 '시민'이며, 카풀 시장은 택시 시장의 영역이 아닌 '별개의 영역'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겨냥해 “모빌리티 이용자(시민)가 빠지고 카카오와 택시4단체, 국회의원들이 모인 기구를 사회적 대타협기구라고 명명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쏘카는 택시와 경쟁할 생각이 없다”며 “시장도 다르고 기준도 다른 신산업 업체를 괴롭히지 말라”고 밝혔다.

이재웅 대표의 두 종류 발언은 모두 '갈등 격화'의 와중에서 쏟아져 나왔다. 우선 지난 11일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조합 전 이사장과 전·현직 택시조합 간부 9명이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쏘카 측은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서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인정받은 사업이라며 업무방해와 무고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VCNC는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의 자회사다.

따라서 이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이해다툼으로 오해될 상황에 처해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글로벌 경제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모빌리티(mobility)산업과 관련된 3가지 시사점을 담고 있다. 그 시사점은 한마디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wag the dog)"는 표현으로 압축된다.

①택시의 단순한 대체제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 지향

모빌리티 산업의 빅데이터, 완전자율주행차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란 자동차를 운송수단에 국한하는 관점에서 탈피해 차랑 공유 및 생활공간 등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산업을 이른다.

카풀은 단순히 택시 대체산업이 아니라 현재 활발하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 방향과 일맥상통하는 방향인 것이다.

더불어 모빌리티 산업으로 얻어지는 방대한 ‘모빌리티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완전자율주행차 개발 등 연관산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모빌리티 서비스 사용자의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인 모빌리티 빅데이터는 사회,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석에 활용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모빌리티 빅데이터를 통해 주52시간제의 효과를 분석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즉 "카풀 서비스가 택시의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는 이재웅 대표의 호소는 바로 이러한 신산업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택시업계가 카풀 사업 자체를 원천봉쇄한다면, 한국은 모빌리티 산업에서 낙후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모빌리티 이용자(시민)이 배제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주객 전도'

'택시면허 가격 유지'나 '택시 수익보전' 위해 '글로벌 경쟁 낙오' 방기

카풀을 반대하는 택시 업계의 시위는 좀처럼 대중의 공감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구산업 영역인 택시업계나 택시 기사들이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냉소적이다. 자신들의 경제적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서 '비타협적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웅 대표가 '모빌리티 이용자'를 배제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라는 단어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시장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2%가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했다. 반대는 12.5%에 불과했다.

이유는 ‘택시 혐오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풀을 찬성하는 주된 이유는 두 가지로, ‘저렴한 요구에 대한 기대(60.1%)’와 ‘승차거부를 하는 택시가 많음(35.9%)’이었다. 전자가 카풀을 가리킨다면 후자는 택시 업계를 가리킨다. 그간 사회적으로 쌓여온 택시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택시 업계와 카풀 서비스가 추구하는 영역이 서로 다르다면, 택시 업계는 자발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이용자를 다시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카풀 서비스의 확대로 개인택시 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운송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면서 몇 년 전까지 1억 원이 넘었던 개인택시 면허는 2월 8100만 원까지 하락했다. 택시 업계에서는 고령으로 운전을 그만두는 기사들이 면허를 팔아 이를 퇴직금으로 삼는 것이 관례였다. 카풀이 택시 업계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또 다른 근거다. 최저임금을 밑도는 택시 업계 종사자들의 소득이 더욱 불안정해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주장은 '택시 면허 가격 유지'나 '택시업계 수익 보전' 등을 위해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린 신산업을 후퇴시켜선 안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다.

③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에 발목 잡혔지만 쏘카·풀러스등은 급성장

카풀을 선두로 한 모빌리티 산업의 도래는 저지할 수 없는 대세

지난해 10월 쏘카가 출시한 카풀 서비스 ‘타다’는 회원 수 3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2016년 출시된 카풀 앱 ‘풀러스’는 8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카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와 택시 업계 간의 카풀 논란으로 카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지난 1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이용자와 운전사들이 모두 경쟁사 타다와 풀러스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표하고 있다.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 동안 타다와 풀러스는 소비자를 모두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택시 업계가 타깃을 타다와 풀러스로 옮겨 서비스를 중단 시키는데에 성공하더라도, 새로운 카풀 벤처 기업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카풀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이미 증명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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