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현대차 노조보다 기아차가 2배 '강성'인 이유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2-14 11:39   (기사수정: 2019-02-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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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저임금 가파른 인상으로 상당수 대기업 최저임금 미달 상황 직면

현대기아차 기존의 '격월 상여금'을 '매월 상여금'으로 전환하면 최저임금 미달문제 해소돼

현대차 노조, 매월 상여금의 통상임금화를 전제조건으로 요구

기아차 노조, 사측의 매월 상여금의 기본급 전환(통상 임금화) 제안 거부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강성 이익단체의 대명사로 통하는 현대차 노조보다 기아차 노조가 ‘2배’ 강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프레임’은 사실일까.

최근 상황을 따져보면,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기아차 노조는 최근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통상 임금화)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 노조는 격월 상여금을 매월 상여금으로 전환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자는 사측 제안에 대해 ‘통상임금화’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현대차 노조가 추진하는 방안을 기아차 사측이 이미 제안했지만 기아차 노조는 거부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아차 노조의 계산법은 무엇일까. 그 계산법을 알려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매달 지급되는 상여금’만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한다는 지침을 밝히면서 통상임금 논란은 시작됐다.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최저임금 미달 기업’으로 전락하게 된 상당수 대기업에게 중요한 돌파구이다. 기존의 격월 지급 상여금을 매월 지급으로 전환하면 최저임금 미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였다. 사측은 지난 달 격월 상여금을 매월 지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용해줄 것을 노조 측에 요청했다. 노조는 ‘매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할 경우에만 상여금 매월 지급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임금은 각종 법정수당(시간 외·휴일·연차·해고예고 수당 등)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통상임금은 기본급 외에도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이라면 모두 포함해 계산하고 있으므로,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 역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차 노조의 주장이다. 고용부도 과거 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노조측의 입장이 ‘합법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매월 상여금을 통상임금화하면 ‘각종 수당’ 73.5% 증가 예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측이 섣불리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경영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한 달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해고예고 수당’만 해도 그렇다. 기본급과 고정 수당만 따진 현대차 직원의 해고예고 수당은 170만 원이다.

반면에 현재 격월로 250만원을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연간 750%)을 매월 125만원씩 지급하고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해고예고 수당은 295만원으로 훌쩍 뛰게 된다. 73.5%정도가 인상되는 셈이다.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지급되는 초과근로수당, 퇴직금 등도 비슷한 비율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노조는 최근 격월 상여금을 매월 상여금으로 전환시켜서 최저임금 미달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매월 상여금을 통상임금화하겠다는 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기아차의 상여금은 750%이다. 사측은 이 중의 일부인 600%를 기본급으로 전환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기아차 노조, 매월 상여금의 통상임금화 대신에 기본급 인상 요구

기본급 인상하면 ‘수당 인상’ 이외에 ‘연봉 인상’도 이뤄져

기존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면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한 기본급 인상을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아차 노조의 거부 이유이다. 사실 상여금 지급 방식을 변경해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것보다 기본급 자체를 인상하는 게 근로자들에게는 더 이익이다.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각종 수당 수령액 증가 효과만 갖는데 비해 기본급 자체 인상은 수당과 퇴직금 수령액 인상 이외에 ‘연봉 인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 요구는 왜 ‘합리성’이 아니라 ‘강성’?

현대기아차의 임금 비중은 도요타의 2배 수준

기아차 노조의 방침이 ‘경제적 합리성’이 아니라 ‘과도한 강성’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실정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현대·기아차에게 심각한 경영부담 요소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 자동차 5개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2%이다. 5.8%인 도요타의 2배 정도다. 전문가에 따르면 기아차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모두 포함할 시 기아차 근로자의 임금 규모는 기존 대비 평균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노조의 요구대로 최저임금 인상률에 맞춘 기본급 인상을 선택한다면 인건비 증가율은 더 가파르게 치솟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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