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SK C&C와 롯데의 AI 채용, 왜 취준생에게 유리할까?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9-02-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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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부산시가 인공지능(AI)등을 활용한 디지털 채용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는 구직자 인터뷰 동영상을 만들어 기업에 제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벤처기업 Y사, 지원서 '미열람' 상태에서 대규모 채용공고내는 '불상사' 겪어

소수 인사팀이 수천장의 지원서 챙기는 데 어려움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지난해 대규모 공채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던 벤처기업 Y사가 일부 입사지원서들을 누락한 채 20여 명을 채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기업은 ‘취업절벽’의 때에 인재를 대거 채용하겠다며 활발한 홍보를 벌이던 곳이다.

당시 취업준비생 A씨는 구직 지원 사이트 잡코리아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두 달 넘게 ‘미열람’의 상태가 이어졌다. 기업 측에서 지원서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Y사가 접수된 지원서도 못 본 상태에서 또 다시 대규모 공채 공고를 냈다는 점이다.

A씨는 “그 기업이 내 지원서를 확인했는지 두 달 넘게 틈틈이 확인했지만 ‘미열람’ 상태였는데, 새롭게 200명 대규모 채용을 한다는 다른 기사들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며 기업의 이런 안하무인식 태도가 취준생을 울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였다. 채용을 담당하는 직원은 당시 총 5명. 그 중 한 명은 육아휴직을 앞둔 상황, 또 한 명은 이제 막 일을 배우기 시작한 단계의 직원이었다.

입사지원서를 받는 루트 또한 사내 홈페이지가 아닌 여러 구직 사이트로 다양했다. 소수의 인력이 수천 통의 입사지원서를 관리하다 보니 발생한 '불상사'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AI 채용시스템은 방대한 지원 서류 신속, 정확하게 심사

하지만 이 기업이 인공지능(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지원서가 미열람된 상태에서 다른 채용공고가 나가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이 AI 채용 시스템을 속속들이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기업들은 수백, 수천명의 지원서를 검토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객관적인 방법이라며 AI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AI 채용 시스템을 통해서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주요 대기업의 채용 기간은 약 3개월이 걸리던 과정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일주일 정도 소요되던 입사지원서 검토과정이 8시간으로 줄고, 인사팀 직원의 컨디션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불공정성도 해소될 수 있다.

SK C&C는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활용해 SK하이닉스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AI면접을 실시했다. 롯데그룹도 AI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지원자가 직무 관련 경험, 경력을 기술하면 기계가 지원자의 작성 내용을 분석해 인재상·직무적합도, 표절 여부 등을 평가한다. 공기업과 금융권, 제약업계 등에서도 AI 면접을 상반기 채용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룡기업 아마존, AI채용시스템에서 '확증 편향'문제점 발견

물론 AI 기반 채용제도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강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확증편향이란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난 1월 발표한 ‘4차산업혁명시대 정보인권보호를 위한 실태조사’에선 글로벌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2014년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해오다 알고리즘에서 여성 차별적 인식이 드러나 폐기한 사례를 소개했다.

500대의 컴퓨터가 구직 희망자의 지원서를 약 5만 개 키워드로 분석해 1개에서 5개까지의 별점을 매기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채용 프로그램은 이력서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지원자를 감점했다. 예컨대 여대를 나온 2명의 지원자 원서에 불이익을 줬다.

그 이유는 뭘까? 과거 10년간 아마존 지원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 지원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남성에 익숙해진 AI는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 방향으로 점수를 매겼다. 자신의 주장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인 ‘확증편향’ 문제가 AI 알고리즘에서 드러난 것이다.


▲ 국내 AI 채용 프로그램 [표: 국가인권위원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정보인권 보호를 위한 실태조사']

국가인권위 관계자, "아마존이 겪은 부작용, 국내기업 AI채용에서도 재연될 수 있어" 우려

아마존의 사례가 국내 기업들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13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마존이 폐기했다는 의미는 당시 도입했던 시스템을 철회했다는 이야기이지 앞으로 AI를 채용과정에서 쓰지 않겠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아직 과제 검토가 더 되어야겠지만 아마존이 겪었던 부작용이 국내에서도 발생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지적한 것은 외국의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제안 차원에서 작성한 것이고, 사안에 대해 판단이나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사례에선 확증 편향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기업별 맞춤형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기계에 채용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아닌 업무 지원 측면에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채용을 보다 공정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 C&C 관계자, "확증편향문제 차단, 지원자가 부당하게 탈락할 확률 감소"

SK C&C 관계자는 “기업에서 생각하는 잘 쓴 자소서들로 기계가 훈련을 받고, 자소서를 평가하고 그 근거까지 함께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설정된 기준이 아니라 그 회사만의 평가모델로 학습을 시키기 때문에 “각 기업에 특화된 채용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확증편향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AI 시스템이 철저하게 HR(인사) 담당자의 작업 시간을 덜어준다" 면서 " 또 평가하고 나서 점수가 안 좋은 것들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이 검증을 하므로, 지원자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떨어질 확률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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