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팰리세이드 돌풍 속에 불거진 현대차 노조의 고질병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2-08 17:24   (기사수정: 2019-02-0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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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현대차노조 등이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팰리세이드 '돌풍' 일으키며 판매량 급증..계약후 출고까지 6개월 이상 걸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전환 통한 '증산' 적극 검토..노조는 '전환 배치'에 부정적

업계 관계자 "글로벌 시장 급속한 재편 속 가솔린차 물량 조절도 못하는 건 심각한 구습"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부진의 늪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돌풍으로 반등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노동조합에 발목 잡혀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기차종을 시장 수요에 맞춰 공급하기 위해 차종별 생산물량을 신속하게 조정하지 못하는 현상은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구가할 때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자율주행차 및 친환경차 등과 같은 미래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 생산물량 조절에 대한 유연성은 생존 경쟁력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8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래차 중심으로 생산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가솔린차 생산라인을 감축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노조의 동의라는 족쇄에 묶여 가솔린차의 생산물량도 효과적으로 조정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구습이다"고 말했다.

8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시한 팰리세이드 누적판매량은 7811대다. 출시 첫 달인 12월 1908대를 팔았고, 1월에는 5093대를 판매하며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역대 최다 월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계약 대수도 4만5000대를 돌파하며 회사측이 당초 예상한 연간 내수 판매량인 2만5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운전대를 잡기까지는 약 6~7개월 가량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는 6월에는 팰리세이드의 북미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에 현대차는 울산공장 생산인력 전환배치를 통해 팰리세이드의 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증산 결정은 노사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생산라인에서 신차를 양산하거나 추가 생산하는 등 생산라인을 조정할 경우 단협 규정에 따라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조는 전환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생산라인을 늘리면 인력 이동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신형 아반떼와 제네시스 생산물량 확대도 심각한 노사갈등 야기

광주형 일자리 반대 파업도 팰리세이드 물량 조달의 걸림돌

현대차 노사는 앞서 신형 아반떼(2006년)와 제네시스(2008년)의 판매량이 늘었을 때도 같은 문제로 견해차를 보였다. 지난 2017년에는 코나 생산물량 확대를 놓고 노사가 갈등을 빚어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도 겪었다.

여기에 광주형 일자리도 팰리세이드 질주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타결되자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과 함께 광주형 일자리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산 결정도 쉽지 않은 상황에 생산라인마저 멈추면 신차 대기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기다리던 고객들도 경쟁모델로 이탈해 신차효과가 줄어들고, 모처럼 부진 탈출 기회를 잡은 회사에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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