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총파업 이면, ‘돈’과 ‘파업 무용론’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9-01-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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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23일 사후조정서 오후 늦게 노사 잠정합의안 수용 결정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결국 ‘돈’ 문제였다.

KB국민은행 노조는 ‘고액 연봉자의 파업’이라는 비난 여론 속에서도 19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했다. 파업의 목적이 성과금이 전부가 아니라고 했지만, 성과금과 임금피크제 연수비 600만원을 얻어냈다.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펼치며 양보가 없다던 페이밴드는 5년 유예기간을 얻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23일 오후 2시 중노위 제1조정회의실에서 사후조정을 진행한 끝에 도출된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 총파업 이후 노사 양측은 계속 교섭을 진행하고 입장 차를 좁혀오다가 합의에 이른 것이다. 오는 25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친 뒤 정식으로 서명할 계획이다.

성과금·임금피크제와 연수비 챙기고 이기심 부각

이번 KB국민은행 노사 갈등이 보여준 이면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돈’과 시대를 역행한 ‘이기심’, 두 번째는 ‘파업 무용론’이다.

당초 국민은행 노사 갈등은 ‘성과금’이 기폭제가 됐다. 사측은 당초 이익배분(PS) 제도 개선을 통한 지급을 주장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한 성과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며 노측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요구했다. 지난해 성과금은 300%였다.

향후 논란이 계속되자 사측은 200% 이상으로 제안했다가 그래도 협상이 안 되자 총파업 당일 허인 은행장은 노조가 요구한 지난해 수준인 300% 지급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페이밴드, 임금피크제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강행했다.

이후 성과금은 보로금250%, 시간외수당 50% 형태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성과금이 일단락되자 페이밴드, 임금피크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직급에 따라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가 다르다. 부점장급은 만 55세에 도달한 날의 다음 달 1일, 팀장·팀원급은 만 55세에 도달한 다음 해 1월1일부터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도록 이원화돼 운영 중이다.

따라서 팀장·팀원급은 만 55세가 되도 임금이 다음해부터 깎이는 구조라 1월부터 12월까지 생일을 기준으로 평균 6개월 가량 늦게 진입하는 것으로 본다.

지난 9월 산별 교섭에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진입시기를 두고 갈등이 깊어졌다. 사측은 직급에 상관없이 만 56세에 도달한 다음 해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가 팀장·팀원급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반발했다. 노측은 기존대로라면 팀장·팀원급은 만56세 도달 다음 해인 57세에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데 손해라는 설명이다. 맞는 말이다.

따라서 노측은 만 56세에 도달한 날의 다음 달 1일 임금피크제 진입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팀장·팀원급 직원들에게 6개월 재택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여기에 연수비 지원이 추가됐다. 600만원 연수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표면적으로 페이밴드, L0근속연수 인정 등에서 양보를 못한다는 입장으로 강경했지만 결국 ‘돈’에서 합의점을 찾았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페이밴드와 L0와 관련해서는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이 TF에서 L0직원의 근속연수 인정과 페이밴드 등 합리적 급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TF가 종료될 때까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2014년 입행 직원에 대해서는 페이밴드 상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결국 5년의 유예기간은 얻게 됐다.

KEB하나은행 노조가 조합원 설득해 원 뱅크 실현…총파업은 디지털 영향력만 각인


다음으로 파업 무용론이다.

이번 파업을 바라본 국민 시선은 싸늘했다. 보통 노조가 총파업을 실시할 경우 대부분 여론은 파업 명분이 절박함에 있어 노측에 더 공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명분이 불분명한 파업’이라는 낙인만 찍은 것이다.

오히려 파업을 하지 않은 타 은행 노조와 비교대상이 되곤 했다. 지난 18일 KEB하나은행 노사는 오랫동안 논란이 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안에서 직접 노조가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며 4년 만에 ‘One Bank’를 실현해낸 것이다.

국민은행 노측은 사측 고소로 압박수위를 강화했다.

결국 파업이 보여준 것은 파업을 하지 않은 타은행 노조보다 못한 결과를 만든 셈이다.

특히 ‘파업 무용론’도 제기됐다. 지난 8일 총파업은 ‘디지털의 영향력’만 각인시키는 셈이 된 것이다. 이날 약 9000여 명이 참여했지만 전국적인 고객 피해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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