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4)삼성전자와 무관한 '아기상어'의 3가지 성공비결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1-2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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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상어' 음악에 맞춰 춤동작을 하는 미국의 주부(왼쪽)와 '아기상어' 가족이 작은 물고기를 추적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및 SBS 동영상 캡쳐]

시장경제에 출현했던 히트음악 중 가장 단순한 형태

“아기상어, 뚜뚜뚜뚜 뚜뚜”라는 가사와 멜로디 구조의 무한 반복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한국의 월트디즈니를 꿈꾼다는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의 ‘아기상어(Baby shark)'는 기네스북에 등재될만한 기록을 세웠다. 시장경제에 출현했던 히트음악 중 가장 단순한 형태이다. “아기 상어, 뚜뚜뚜뚜 뚜뚜”라는 한 구절의 가사와 멜로디가 전부이다.

이 동일한 구조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가 순차적으로 등장한다. 후반부에 이 상어가족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쫓아가지만 실패하는 패턴도 되풀이된다.

이토록 단순하기 짝이 없는 아기상어는 1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32위에 진입했다. 동요로서는 세계 최초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방탄소년단(BTS), 원더걸스 ‘노바디’ 등 한류스타들이 핫 100에 이름을 올린 적은 있다.

WSJ, “한국 증시에서 주가 2배 뛴 삼성출판사는 삼성전자와 무관” 소개

아기상어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서도 압도적 위세를 떨치고 있다. 누적 조회수가 22억회에 달한다. 그 돌풍은 한국을 넘어서 미국,유럽, 아시아 등 지구촌 전체를 강타하는 중이다. 미국의 평범한 주부 혹은 군인들이 아기상어의 간단한 춤동작을 따라하는 동영상을 올리거나, 헐리우드 스타가 무대에서 아기상어를 부르면서 자신의 느낌을 소개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아기상어’의 멜로디가 세계를 휩쓸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 동영상을 제작한 스마트스터디의 주식 25%를 보유한 한국 삼성출판사 주가가 한국 증시에서 지난 3주 새 약 2배나 뛰었지만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삼성전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의도된 단순 반복’이 제공하는 중독성이 교육용 영상 시장에서 주효

그렇다면 ‘아기상어’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대부분 언론매체들은 ‘중독성’을 꼽는다. 단 한 줄의 가사와 멜로디가 반복되는 동영상을 한 번 청취하고 나면 그 여운이 ‘머릿속’을 맴돈다는 게 감상자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은“ '아기 상어'에 중독되면 노래 리듬이 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아주 부적절한 순간에도 불쑥불쑥 노랫말이 떠오르게 된다”고 분석했다. WSJ은 “부모들이 가사에 ‘뚜’가 162회나 반복되는 이 단순한 곡을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논평했다.

제작사인 스마트스터디는 “출퇴근은 중요하지 않다. 일이 즐거워서 중독된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다”는 모토를 내걸고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자유분방함이 필수적인 미덕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스마트스터디는 교육용 미디어 제작 벤처기업이다. 교육시장 공략의 필살기로 ‘의도된 단순함의 반복’을 내세웠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이다. '아기 상어'에는 감동적이거나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유희적이다. 과거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에서 톰과 제리가 줄곧 쫓고 쫓긴다거나, 항상 쫓기는 제리가 추격자인 톰을 골탕먹인다는 동일한 패턴이 되풀이 됐던 것과도 비슷해 보인다.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복제 가능성’이 프로슈머를 양산

둘째 성공요인은 ‘복제 가능성’이다. 스마트스터디 스스로도 ‘아기 상어’의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조금씩 변형해서 무한 복제하고 있다. 상어 가족은 바다 속을 유영하기도 하고, 티아노사우르스 머리 위에 타고 작은 물고기를 추적하기도 한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 팝아트의 대가들이 즐겼던 ‘복제 기법’을 연상시킨다.

중독성으로 인해 엇비슷한 복제 작품들은 나름의 생명력을 갖는다. 손사래를 치는 반응도 있지만, 변형된 복제품에 빨려든다는 소비자가 더 많다.

소비자들 스스로도 왕성하게 복제품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의 어린이, 주부, 성인 남성, 군인 등이 ‘아기 상어’ 노래와 율동을 복제하면서 즐거워한다. 소비자가 ‘프로슈머(prosumer)'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열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가족의 가치’, 내면의 우울감에 빠진 현대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마지막으로 ‘가족의 가치’가 숨겨진 매력이다. 한국사회는 이미 1인 혹은 2인 가구가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로 굳어졌다. 미국, 유럽 등에서 아빠, 엄마, 2인 자녀로 구성되는 4인 핵가족이 붕괴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그런데 아기 상어는 역사의 유물이 된 대가족이 주인공이다. 아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가 나란히 출현한다. 해체 되가는 가족을 다시 묶어내려는 메시지가 내면의 우울에 빠져든 현대인의 잠재의식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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