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규제개혁 시각 차이의 진실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1-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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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회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질문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기업인과의 대화’서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일자리 창출’ 공감

문 대통령 “한국형 샌드박스로 신산업 육성될 것” VS. 재계는 현재 발목잡는 규제 개혁도 요청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모이는 중요한 자리였다. 대기업 대표 22명, 중견기업 대표 39명, 대한상의와 지역상의회장단 67명 등이 참석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요 그룹들의 최대 관심사가 ‘규제 개혁’이라는 점이다. 규제혁신 5법 등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규제 관련 정책만으로는 신성장 산업이 탄력을 받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핵심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발언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년간 4만 개 일자리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답했으며 최태원 SK 회장 역시 “사회적 경제에 일자리 창출의 포텐셜이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날 문 대통령이 질의에 앞서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되면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도 신속히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데 비해 재계 총수들은 더욱 적극적인 규제혁신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형 규제박스’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발의된 ‘규제혁신 5법’을 이른다. ▲행정규제기본법(신산업 분야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 등) ▲금융혁신지원(핀테크) ▲산업융합촉진법(산업융합) ▲정보통신융합법 개정(ICT 융합) ▲지역특구법(지역혁신성장특구)으로 구성됐다. 현재 행정규제기본법을 제외한 4개 법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상반기 중 차례대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황창규 KT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전세계 의류에 공헌할 수 있는 AI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보보호 분야 관련 규제를 좀 더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법을 적용하거나 규제를 완화하거나 샌드박스 등을 도입할 때 기본적으로 ‘실패를 해도 좋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태 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장은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으로 폐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규제 개혁에 관해 정부의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산업 육성에 집중된 정부의 규제혁신 5법 … 대기업 기존 사업 규제도 해소해야

원격의료, 가.차명 데이터 활용, 자율주행차 시험주행 등은 규제에 가로막혀

이날 문 대통령은 규제 개혁을 통한 ‘신산업’ 육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기존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철폐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에 관한 인허가 및 신기술 개발 절차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부터 시행될 규제혁신 5법 역시 마찬가지다. 신산업 육성에 집중된 규제혁신 5법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개발이나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사업, IT 업계의 원격의료 사업 등 대기업들이 기존에 추진해왔던 사업들은 여전히 소외된 상태다.

이미 몇몇 기업들은 국내 규제에 가로막혀 해외로 눈길을 돌린 상태다. 현대차는 미국, 동남아 등의 해외 차량공유업체에 투자를 진행하고 네이버 역시 소니와 협업해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관계자 “문 정부의 규제 개혁 방향 동의…현재 사업의 걸림돌은 여전”

그렇다면 재계 관계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규제 개혁의 방향은 무엇일까.

이에 관해 KT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5법에 포함된 내용은 아니지만 KT 측에서는 지난해 문 대통령이 발언한 바 있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좀더 속도감 있게 추진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KT에서는 고객이 해외여행을 갈 때 사용하는 로밍데이터를 활용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 경로를 추적하는 사업을 기획 중이나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규제로 본격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개인정보보호법으로는 고객이 어떤 나라에 갔는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거쳐 출·입국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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