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쇼크’ 삼성·SK의 속내는 차이나 치킨게임?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1-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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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 중국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 빨간불은 치킨게임의 신호탄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메모리 가격급락에 삼성전자 4분기 어닝쇼크 전망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어닝쇼크에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이 어닝쇼크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도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싹을 자르는 치킨게임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급락했다. 일찌감치 메모리 고점 위기를 우려한 증권가의 하향 전망치보다도 참담한 성적표였다. 그간 사상 최대 실적을 안겨준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신호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관측됐다. 키움증권은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8.42%나 낮췄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가격하락과 수요감소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양사의 실적감소는 지난해부터 예견돼왔다. 주력 메모리 시장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말 7.25달러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128Gb 낸드플래시도 4.66달러로 2년 만에 최저였다.

■ 치킨게임 내몰린 중국, 국내엔 ‘위기가 곧 기회’

하지만 메모리 가격하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호재’가 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업체들의 반도체 굴기가 한풀 꺾이는 계기일 수 있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직격탄을 맞는 것은 그동안 저가 공세를 해온 중국업체들이란 분석이다.

송용호 한양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메모리 가격급락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중국업체에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선발주자들은 기술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용량 제품이어도 이익률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격하락을 방어하려면 생산성을 늘려야 하는데, 장치산업인 반도체는 대규모 생산설비와 첨단 미세공정 기술이 있어야만 생산성을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국내 기업에 비해,후발주자들은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최태원 SK회장이 지난해 10월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내빈들을 향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애당초 중국업체 간의 ‘치킨게임’을 유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는 이미 선제적인 설비투자와 첨단공정으로 감가상각을 회수한 상태”라면서 “의도적으로 메모리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린 후, 생산성을 확보하지 못한 후발주자들의 출혈경쟁을 뒷짐 지고 지켜보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회사는 과거 메모리 업황이 둔화할 때마다 수요 반등을 노리고 선제 투자를 벌여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곤 했다. 이는 2000년대 초중반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인한 치킨게임에서 대만과 일본, 독일 등 해외업체들이 줄도산할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전략적 요인이었다. 다만 올해에는 수급 조절을 위해 출하량을 어느 정도 조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실적 공시에서 “메모리 수요감소로 실적이 악화했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며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난이도가 증가하면서 공급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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