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교육부의 강사법 역풍 막기, 시간강사들의 ‘희망’된 이유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1-1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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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6일 '강사제도개선과 대학연구교육 공공성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각 대학의 강사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육부 ‘대학 혁신 지원사업’ 평가 지표에 ‘시간강사 고용안정성’ 포함시켜

비정규노조 영남대 분회, “긍정 평가하지만 강사 구조조정하는 막을 규제 없어”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오는 8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각 대학에서 ‘강사 대량 구조조정’이라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시된 교육부의 '당근과 채찍'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대학교수노조 및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를 겪은 영남대 비정규 노조 측은 일단 "미흡하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대학의 시간강사에게 1년 이상의 임용, 방학 중 급여, 퇴직금 등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강사법 개정안은 지난 해 11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 재정부담을 이유로 강사를 대량 해고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8일 8600억원 규모의 ‘대학·전문대학 혁신 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하면서 대학 혁신지원 사업 성과지표에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성’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대학들의 시간강사 해고를 방지하면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교육부 조치가 일선 대학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낳고 있을까. 뉴스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일단 '긍정적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대학측의 거친 해고압박에 시달려온 시간강사들로서는 미약하지만 의지할만한 정책이라는 평가이다.

대학교수노조 측은 11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낮은 수위의 대책이나 우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소속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김용섭 영남대 분회장도 이날 교육부 대책에 관해 “우선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분회장은 “지금 시간강사들을 대량 해고하고 있는 대학들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아주 낮은 수위의 대책이라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그런 방안이라도 마련됐다는 점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황은 절박하다. 분회 측에 따르면 영남대는 다음 학기부터 전체 시간강사의 30%에 달하는 200여 명의 시간강사를 배제했다. 분회 측은 이들이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당초 '자율권 확대'에서 '시간강사 고용보장' 조건 추가

정부 평가 통과 못하면 지원금 대폭 감소, 시간강사들이 기대는 언덕


교육부는 지난 8일 ‘대학·전문대학 혁신 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통해 올해 대학에 총 86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에 각 5688억 원, 2908억 원이 지원된다.

다만 올해부터는 사업 목적 제시나 사전평가 없이 학교 규모 정도만 고려해 지원금을 배분하고, 이렇게 대학이 자율적으로 펼친 혁신 사업의 성과를 사후평가해 내년 지원금 배분에 반영한다. 목표 설정부터 설정 관리까지 정부가 쥐고 있던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주도권을 대학에 일부 넘겨주는 것이다.

작년까지는 지원금을 5개 사업별로 나누어 배분해 서울 소재 대형대학들이 여러 사업에 중복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정부의 기본역량진단 평가를 통과한 대학 240여 곳에 재정이 우선 균등하게 배분됨에 따라 일부 대학들의 재정난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자료=교육부]

이에 따라 정부의 지난 평가를 통해 상위 그룹인 ‘자율개선대학’으로 지정된 131개 대학에는 총 5350억 원을, 하위 그룹인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된 30개 대학 중에서는 12개 대학만 선정해 총 296억 원을 지원한다. 정부 평가에 따른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의 지원금 폭이 상당히 큰 것이다.

교육부가 당초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하려던 예산에 '시간강사 고용 안정'이라는 새로운 족쇄를 채운 것은 그만큼 시간강사의 고용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들은 혁신사업 예산 중 상당액을 시간강사 처우개선에 사용할지를 두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소홀히 하고 다른 부문에 정부 지원금을 소진할 경우 내년에 상당한 재정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강사 노조 등이 교육부 정책에 희망을 거는 것은 바로 이러한 계산법을 토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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