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트럼프가 독식하려는 세계은행, 그 역설적 매력과 취업공식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1-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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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김용 세계은행 총재. 김 총재는 아시아계 최초로 세계은행 총재가 된 한국계 미국인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용 총재 돌연 사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도권 강화 과정의 불상사

취준생 입장에선 강대국간 '파워게임' 경험하며 '국제감각' 익힐 고연봉 직장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 7일(현지시간)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총재 사임의 핵심적인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꼽히고 있다. 최대 주주인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면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불상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세계은행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김용 총재 사퇴파동과 같은 사건에 청년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차피 모든 국제기구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과 같은 강대국 간의 파워게임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파워게임 속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국제 감각의 정수를 익힐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치명적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동종업계에 비교해 우수한 처우도 세계은행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우는 이유 중 하나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 액수를 1이라 하고, 가장 낮은 액수를 100이라고 보면, 상위 25번째를 상회하는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강대국 간의 파워게임이 진행되지만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조직 문화는 직위를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양한 국가에서의 직무 경험도 장점이다.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교육시스템, 빅데이터, 인프라분석 등 다양한 전문가 필요로 해

그렇다면 세계은행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존재하는 기구다. 저개발 국가에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개발 계획도 돕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방 이후 1995년까지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인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멕시코 등 188개국이 세계은행에 회원국으로 가입돼 저개발국가를 원조하고 있다.

세계은행에는 경제전문가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국제 원조 기구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프라 분석, 교육시스템 분석, 보건‧사회복지‧빈곤 분석,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세계은행 한국지사 소훈섭 소장은 “세계은행은 세계 빈곤퇴치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믿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해볼 만 하다”고 밝혔다.

아이비 리그나 SKY 출신의 전유물? 세계은행 취업의 핵심 키워드는 ‘전문성’

세계은행에는 국가, 학벌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다. 국제기구이기 때문에 미국 명문대 출신이 대다수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벌도, 국가도 아닌 ‘전문성’이다. 세계은행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석사 이상이어야 하고, 학위와 함께 정부기관, 민간기관, 타 국제기구 등에서 쌓은 실전경험 또한 필수다. 학문적 전문성, 풍부한 실전경험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다.

토종한국인이면 들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어느 것보다 ‘전문성’을 중시하는 조직이므로 국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계은행에서는 국가별 다양성을 위해 직위별로 우선 선발권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는 11개 직위를 대상으로 한국인을 우선선발하는 공고가 나기도 했다. 각국 정부에서 인원을 선발해 파견하는 초급전문가(JPO)전형도 있어, 한국인에게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문제는 국적과 학벌이 아니라 ‘전문성’이다. 우선선발 등의 기회가 있으니, 이러한 기회를 노린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입사 4가지 전형, 상황 따라 맞춤 전략 필요

세계은행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에는 4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32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프로패셔널(YPP:Young Professional Program)이다. 1년에 한 번씩 인원을 선발하는데, 세계적으로 약 30명가량을 뽑는다.

애널리스트 선발을 위한 애널리스트 프로그램도 2015년부터 도입됐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을 한 후 적합한 지원자를 추려 세계은행 DB에 공유한다. 추후 각 부서에서 인원 충원이 필요할 경우 해당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후보자에게 우선으로 채용할 기회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전형은 올해에도 진행되며, 약 20명가량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는 대부분 상시채용 방법을 택한다. 각 부문, 지사별로 채용 공고가 날 때마다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부분 경력직을 대상으로 하며,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초급전문가(JPO)라는 전형이다. 이 전형은 한국 정부에서 인원을 선발해 파견하는 방법이다. 세계은행 본부가 각 지사 및 부문별로 필요한 인력을 전부 파악한 뒤 공지하면, 각국 정부에서 세계은행과 의논해 알맞은 포지션에 지원자를 보내는 방식이다. 임시직이지만 일정 기간 근무 후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정규직이 될 수도 있다.

국제기구인 만큼 고급 어휘력을 기반으로 한 외국어 소통능력은 필수

세계은행은 일본, 중국, 인도, 독일 등 188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인력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문화를 담고 있다. 또한, 각국 부처, 연구소 등 기관들과 소통하거나 경제, 사회, 환경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 및 분야의 사람들과 작업해야 하는 만큼 원활한 소통능력은 필수다.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외국어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양한 전문분야에 대한 어휘력을 겸비한 상태에서 외국인들과 구체적 업무를 추진해야 하므로 '수준급'이 돼야 한다. "보통 국장급 디렉터가 인력을 뽑을 때는 팀원 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의 영어 능력을 기준으로 본다"는 채용 설명 문구를 과신할 경우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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