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영면한 임세원 교수가 남기고 간 ‘의료진 안전’ 문제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1-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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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식이 서울 종로구 서울직십자병원에서 이뤄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 달리한 고 임세원 교수 4일 발인

해마다 늘어나는 ‘의료진 폭행’… 응급실 뿐 아니라 병원 곳곳에서 이뤄져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지난 달 31일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47)가 4일 영면했다. 이날 영결식을 마친 후 사고가 발생했던 본관 외래진료실을 등 자신의 일터를 둘러 본 다음에 장지로 향했다.

고인은 갔지만 우리 사회에 화두를 남겼다. ‘의료진의 안전’이 그것이다.

그간 의료진의 폭행위험 문제는 꾸준히 문제 제기돼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발표한 ‘2018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만 9000여 명 중에서 11.9%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환자가 71%, 환자의 보호자가 18.4%를 차지했다. 폭행 가해자의 89.4%가 환자 및 그 보호자인 셈이다.

의료진 폭행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진 폭행·협박 현황’에 따르면 의료진 폭행 사건은 2016년 578건, 2017년 893건으로 상승했으며, 2018년 상반기에만 582건을 기록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진의 안전은 ‘응급실’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의 폭력은 응급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의료현장의 폭력은 응급실뿐만 아니라 진료실, 병식, 수납창구 등 병원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응급실 중심의 폭행방지 대책의 확대를 요구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임세원 법'은 ‘처벌’에 초점 …‘보안인력 확충’등 예방조치 중점 둬야

국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폭행을 막는 ‘임세원 법’을 발의하기로 했지만, 해당 법안이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가 준비 중인 일명 ‘임세원 법’은 진료실 폭행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주취상태 폭행에 대한 처벌 감경 배제,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을 수 있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처벌 위주의 대안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제공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사후 처리보다 예방책, 사건 발생 시 대책 등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보안요원 배치 의무 등의 대책은 응급실의 경우에만 적용돼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폭행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에 앞서 폭행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며 콜벨 설치, CCTV 설치, 폭행 위험장소에 보안요원 의무 배치와 인력 충원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처벌 강화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사건 방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당시 강북삼성병원에는 총 15명의 보안요원이 있었지만, 사건이 일어난 외래진료동 3층은 무방비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가 중상을 입은 뒤 뒤늦게 보안요원이 사건 장소에 도착하게 된 이유다.

외래동에도 보안요원만 있었다면, 임 교수가 사망하는 불행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병원관계자들의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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