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청와대 뒤흔든 KT&G 백복인 사장 ‘교체 외압’ 진상은?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9-01-03 06:06
1,712 views
201901030606N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의해서 제기된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외압 논란이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KT&G에 대한 ‘대외주의’ 문건의 ‘용도’이다.

신 전 사무관은 민영기업인 KT&G 에 대한 정치적 외압이라는 입장인 반면에 기재부는 담배사업법상 관리감독 의무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백복인 KT&G 사장의 연임에 대해 기재부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반대한 배경도 이번 논란의 진상을 파악하는 데 열쇠가 되는 대목으로 꼽힌다.


▶팩트체크 1=KT&G관련 ‘대외주의, 차관보고’ 문건의 성격은?

‘정치적 외압용’ VS. KT&G ‘경영현황 파악’ 용도

기재부가 민영기업의 비리 의혹 문제에 주목한 건 이례적 상황

KT&G 관련 문건에 대해 기재부와 신 전 사무관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정치적 외압을 위한 문건으로, 기재부는 경영 현황 파악을 위한 정상 업무 문건이라는 입장이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정부서울청사 차관 부속실에서 문서 작업을 위해 컴퓨터를 켰더니 ‘대외주의, 차관보고’라고 적힌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KT&G사장 교체 건 말고도 그 후에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며 "'청와대에서 지시한 것 중에서 KT&G 사장교체 건은 잘 안됐지만, 서울신문 사장 건은 잘해야 된다' 이런 식의 말이 나오는 것을 제가 직접 들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KT&G 관련 동향 보고 문건에 대해 KT&G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결과물이라고 해명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지난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재부 출자관리과에서 맡고 있는 담배사업법상 정상적인 업무의 일환으로 KT&G 경영 현황 등을 파악한 것”이라며 “KT&G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성한 것도 아니고,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구 차관은 “보고서 작성 시점인 2018년 1월 당시, KT&G 사장이 셀프 연임하겠다는 보고가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트리삭티(담배회사) 인수 관련 분식회계 의혹을 금감원이 조사하고 있었던 점, 전직 KT&G 임직원들의 당시 백복인 사장에 대한 검찰 고발이 있었던 상황 등을 감안하여 담배사업법상 관리·감독 주무 기관으로서 충분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추가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재부의 반박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기재부가 들여다봤던 백 사장에 대한 검찰 고발 문제는 금감원을 통해 상당부분 해명된 상태였다.

2018년 1월 18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T&G의 트리삭티 의혹에 대해 “특별한 혐의는 못 봤다”라며 “이 문제는 내부적으로 세금 납부를 위한 장부 등이었기 때문에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해당 사안을 문제 삼으려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KT&G는 민영기업 신분이므로 정부기관이 비리 문제등을 조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팩트체크 2=기업은행, 왜 최대 실적 낸 백복인 사장 연임을 반대?

기재부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 반대에도 72% 지지로 연임 성공


더욱이 백복인 사장은 2018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했다. 당시 KT&G의 2대 주주인 기업은행(지분 7.53%)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외국인 주주 등이 대거 찬성하면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정부는 기업은행을 통해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막으려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최대 주주는 기업은행 지분을 51% 보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다. 신 전 사무관이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기재부가 기업은행을 통해 백 사장의 연임을 저지한 셈이다.

당시 기업은행은 사장 공모 절차와 분식 회계 의혹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 사장은 전체 투표수에 72%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백복인 사장의 연임 성공은 ‘최대 매출’ 성과 덕분이다.

백 사장은 2015년 취임한 뒤 연임 할 때까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임 직전인 2017년, KT&G의 해외 매출은 1조48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및 해외법인 연결 기준이다. 이는 2016년에 세운 역대 해외 매출액 9414억 원과 비교해 11.34%나 증가한 수치다.

기재부의 영향권 안에 있는 기업은행이 호실적을 이끌어가는 CEO의 연임에 대해 금감원장 등이 해명한 '비리 혐의'를 이유로 반대한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이 같은 정황은 신 전 사무관이 주장하는 '외압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