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대 JOB뉴스]⑩ 광주형 일자리 무산과 현대차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
강소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12-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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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5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자체-대기업-중앙정부가 협력하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 불발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기존 자동차업계의 절반 수준 연봉으로 경차 생산 일자리를 지자체와 현대차가 공동투자해 만들고 중앙정부가 복지 지원하는 제3의 일자리 모델이 ‘광주형 일자리’는 2018년 노사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결국 사회통합적 일자리를 만든다는 새로운 도전은 성고하지 못했다.

현대차 그룹 노조가 고연봉 삭감의 원인이 될 것을 우려해 격렬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거대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가 무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7년 5월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광주형 일자리 확대를 내걸었고, 당선 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같은 해 6월에는 광주시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에서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을 설정했고, 2014년부터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가 빛을 볼 것이라는 기대는 커졌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의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적정 노동시간만큼 일하고 적정임금을 받는 새로운 완성차업체를 설립하고, 이 완성차업체는 하청업체에 대해서도 적정한 하청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경영에 참여하고 권리만큼 경영의 책임을 나누며, 이를 통해 노사가 함께 공존하고 노동자 간-기업 간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2018년 6월 현대자동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변화를 맞았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빛그린산단 63만m²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7000억원을 투입해 1000cc 미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간 10만 대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투자협약을 진행했다.

■ 현대차 평균 연봉 9000만원에 훨씬 못미치나 취준생 '희망연봉' 상회

이와 함께 현대차는 광주시와 협상을 통해 신설 공장 생산직 노동자의 임금 및 근로시간에 대해 연봉 3500만원, 주 44시간 근무, 35만대 생산까지 임금-단체협약 유예에 합의했지만, ‘35만대 생산까지 임금-단체협약 유예’ 합의 사안에 발목을 잡혔다.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 9000만원에 비하면 적은 임금이지만 한국 취준생의 희망 초봉을 상회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기존 근로자들의 반발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다.

노사민정협의회는 ‘35만대 생산까지 임금-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삭제하고 의결하자, 현대차는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입단협’이라는 노동자의 헌법적 권리를 무시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거부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현대차도 신설 법인의 경영 안정과 지속가능성 확보의 전제 조건인 5년 임단협 유예가 담보되지 않으면 투자할 수 없다며 맞섰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이다.

노사 간 서로 한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새로운 일자리의 출현이 자신들의 '기득권(고액 연봉)'을 침해라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광주시는 투자유치를 하루라도 빨리 성사시키고 싶었던 마음만 앞서서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 사실상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

‘광주형 일자리’ 즉 사회통합적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는 사회 전체의 일자리 창출보다도 임금 보존을 우선시했던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무산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6월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인 반값 연봉이 추진되면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며 “아울러 현대차의 경영위기를 가속화하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을 불러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1만2000명 규모의 일자리가 신규로 생기는데, 입금을 현대차 노동자의 절만 정도로 줄이는 것은 모두가 함께 죽는 일이라는 식이라며 결사반대했다.

취준생이나 근로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임금 하락' 우려를 내세우면서 저지한 현대차 노조의 태도는 '집단 이기주의'가 고용대란 시대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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