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KT 화재 위로금을 거절한 자영업자들의 진심은?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8-12-30 18:32
1,578 views
N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충정로역 인근에서 KT 아현지사 화재 피해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피해 상인, '위로금' 아닌 '손해배상' 요구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지난달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과 KT가 피해 보상을 놓고 대립하면서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상인들은 KT의 부실관리 책임이 명백하해 단순 위로금이 아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KT는 도의적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① KT '위로금' vs 피해 상인 '손해배상' 입장차


이번 화재로 매출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KT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KT의 명백한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한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중소상인 피해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이승용 KT 전무는 "지난 26일까지 접수받은 소상공인 피해사실과 KT가 직접 산출한 피해 사업장의 평균 매출 및 장애기간 등을 고려해 위로금을 산정했고, 대상자를 확정해 1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피해 상인들은 "KT 화재로 장사를 망쳤는데 배상이 아닌 위로금을 지급하며 잘못을 덮으려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우리가 거지냐, 피해를 입혀놓고 피해배상이 아닌 위로금을 주는 건 말이 안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상인들의 이 같은 반발은 배상이나 보상과 다른 성격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KT의 입장 때문이다. 배상은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주는 것이고, 보상은 남에게 끼친 손해를 갚는다는 의미로 피해에 대한 책임이 KT에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위로금은 책임이 따르지 않는 도의적인 차원이다.

상인들은 명백하게 피해가 생겼는데 위로가 아닌 손해배상을 해야 마땅하다며 KT의 관리소홀로 인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반면 KT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금감면'으로 하고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입장만을 유지하고 있다.


② 피해 상인의 '손해배상' 주장은 법률 공방 전초전


피해 상인들이 위로금을 거부하고 있는 건 손해배상을 통해 화재로 입은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단순 위로금과 손해배상은 결과에 따라 금액적인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화재로 KT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전자 결제와 전화 주문까지 제대로 받지 못해 영업 활동에 지장을 받았다며, 현재 KT를 상대로 '관리소홀'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은표 KT불통피해상인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KT 화재로 장사를 망쳐 경영이 어려워지고 가게 문을 닫은 곳도 있다"며 "KT는 방화범이고, 국가는 방화 방조범인데, 손해 배상이 아니라 위로금을지급한다니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강계명 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도 "당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KT가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 두절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③ KT, 소송 대비 위한 방어?..'불가항력' 사고로 규정해 배상 아닌 '위로금' 지급 방침


KT가 피해 상인들에게 손해배상이 아닌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린 건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 두절을 '불가항력적'인 사안으로 판단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소송에 들어가도 KT에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이번 '위로금' 방안이 향후 소송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에도 이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2012년 7월 발생한 KT 해킹사고 소송전에서 대법원은 KT가 해킹 공격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의 KT의 관리 의무 소홀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송으로 이어지면 KT는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고이기 때문에 법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번 화재사고로 통신두절이 발생할 가능성을 KT가 예측할 수 없다고 인정되면 KT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피해 상인 측은 KT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인들의 피해소송을 맡은 엄태섭 변호사는 "KT는 '위로금'이라는 단어를 일관되게 쓰고 있는데, 위로금은 도의적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지 '배상'도 '보상'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