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경제산책] 화웨이 앞세워 다퉁(大同) 꿈꾸는 시진핑과 꿈 깨라는 트럼프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8-12-30 11:09   (기사수정: 2018-12-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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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제공=연합뉴스]

"무역협상 큰 진전" 발표 불구 양측 갈등 확산가능성 커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중국은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식 개혁개방 원년을 1978년 12월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회의로 보고 있다.

당시 마오쩌둥의 부인인 장칭 등 문화대혁명 4인방을 제거하고 권력을 틀어쥔 덩샤오핑은 위기에 빠진 중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을 들고나와 개혁개방,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했다.

덩샤오핑은 1987년 공산당 제13기 전국대표대회에서는 3보 발전이라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단계별 발전방식을 보면 1보는 원바오(溫飽·기아 문제가 해결된 사회), 2보는 샤오캉(小康·기초 복지가 보장된 사회), 3보는 다퉁(大同·모두가 잘사는 사회)을 의미한다.

중국은 현재 원바오를 지나 샤오캉에 접어든지 오래고, 다퉁을 향해 나아가는 단계라고 중국 경제학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식 자본주의

중국식 개혁개방은 시작부터 국가 주도에서 비롯됐다. 밑으로부터의 자발적인 변화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 개혁개방을 추진했기 때문에 철저한 국가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요즘 미중간 기술분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화웨이는 이름부터가 중화사상을 풀풀 풍기고 있다. 중국인민군 정보통신 장교출신인 런정페이가 중국 우전부 소속 정보통신연구소 출신 6명과 함께 설립한 화웨이는 중화유위(中華有爲)를 줄인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어 간체자(华为)의 우리식 한자인 화위(華爲)는 중국을 위해 분투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화웨이와 함께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른 ZTE(중흥통신) 역시 중국진흥(中國振興)의 약자이다.

중국은 기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국가를 먼저 앞세우고 있다. 런정페이 회장은 화웨이 지분 중 1.4%만을 갖고 있고 종업원들이 우리사주 형태로 90% 이상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사라고 말하지만 최대주주 10인의 신원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

화웨이의 이사회격인 당위원회 역시 중국공산당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원 정보위원회는 2012년 10월 8일 발간한 화웨이와 ZTE 관련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지령에 따라 기밀정보 수집과 같은 정치공작에 동원될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절도, 이적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정부가 정한 마지막 개혁개방 목표인 다퉁은 기술굴기의 완결판이자 제조기술 초강대국을 뜻하는 중국제조 2025와 맞물려 있다. 그 핵심에 화웨이가 자리잡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사업가 트럼프의 중국 깨부수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이후 사업가 출신답게 자신이 잘 알고, 잘하는 분야인 경제에만 올인했다. 일자리창출, 주가상승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그는 올초 중국의 무역불균형과 지적재산권 침해를 고리로 중국정부와 중국경제를 겨냥해 무차별적인 공격에 나섰다.

관세폭탄을 무기로 중국제재에 나선 트럼프는 최근에는 ZTE에 이어 화웨이를 공격대상으로 정하고 미국은 물론 우방국들까지 끌어들여 화웨이의 세계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 중국 화웨이. [사진제공=연합뉴스]

화웨이 런정페이의 딸이자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캐나다에서 전격 체포한 것도 적을 끝까지 몰아붙여 항복선언을 받아내는 트럼프식 무력시위의 하나로 해석된다.

정치의 세계는 어느 한 쪽이 완벽하게 승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절충과 타협을 미덕으로 꼽는다. 하지만 사업의 세계는 1등이 다 먹는 승자독식이 보편적이다. 사업세계에 익숙한 트럼프로서는 이 기회에 중국 기술굴기의 핵심인 화웨이를 시장에서 매장시켜 시진핑이 꿈꾸는 다퉁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싶어할지 모른다.

트럼프의 막가파식 전방위 압박에 중국경제는 이미 내상을 입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경제가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둔화세를 지속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알리바바 그룹이 소유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청케이그룹의 천훙톈 회장은 최근 광둥성 선전과 홍콩에서 사업하는 재벌들의 모임인 하모니클럽에서 "이번 겨울은 매울 추울 것"이라면서 "예측한 것보다 더 어려울 것이고, 어려움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29일(현지시간) 신년인사를 겸한 전화통화에서 무역갈등과 한반도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의를 벌였고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큰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지만 양측의 갈등은 쉽게 끝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합의한 90일 휴전이 끝나는 내년 2월말까지 미중 무역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중단했던 관세폭탄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중국의 겨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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