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미래] ⑩ 한국형 자동차 노사정 협의체 출범하라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12-31 05:51   (기사수정: 2018-12-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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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뉴스투데이]

자동차 산업 글로벌 트렌드, 미래차와 모빌리티서비스로 빠르게 이동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미국·유럽·중국 필두로 내년도 자동차 판매량 감소할 것”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고용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학계 및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시각 속에서도 한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가 ‘미래차’와 ‘모빌리티 서비스’로 이동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트렌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노사정 협의체 마련, 규제 완화, 예산 지원 등 ‘정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는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에서 ‘미래차’와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두 축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미래차’란 내연기관으로 작동하는 기존의 자동차와 달리 전기를 원동력으로 하는 전기차 혹은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이른다. ‘모빌리티 서비스’란 자동차를 운송수단에 국한시키는 관점에서 탈피, 차량 공유 및 생활공간 등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진화하는 산업을 이른다.

현실의 변화도 선명하다. 자동차 판매량은 전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3일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는 올해 대비 0.1% 증가한 92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연구소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1.4%), 유럽(-0.2%), 중국(0.2%)에서의 판매량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의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자료=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자동차 판매량 감소가 현대차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 업계는 더이상 기존의 완성차 생산 및 판매에서 이전과 같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전세계적인 개발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는 현대차로서는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환골탈태’가 시급한 시점이다. 한국에서 1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현대차의 국가 경제 기여도를 고려하면 이는 한국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전기·수소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 위해 산업구조 개편위한 ‘노사정 협의체’ 필요성 커

올해 초 민노총이 추진했으나 무산, 산자부 등은 ‘과거차’ 지원에 집중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 즉 노사 간의 협의를 넘어 정부까지 참여하는 ‘노사정(노동자·사용자·정부) 협의체’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 근로자들의 생존권이나 회사 측의 경영전략 등을 포함해 산업구조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민주노총 측에 자동차산업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금속노조가 마련한 협의체 구성 방안에 따르면 여기에는 금속노조, 한국자동차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노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8일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 당시의 논의는 추진 단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 역시 본지의 통화에서 “노사정 협의체와 관련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래자동차와 기존 내연기관차 간 정책 균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최근 완성차 업계 불황으로 지원을 호소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3조 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미래차 핵심기술 R&D에도 2조 원을 투자하는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정부가 변화의 격류에 휩쓸린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인식하지 못한 채 ‘과거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경기도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K-City 준공식에서 자율주행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대해서는 공감, 각론에선 차이 드러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정부가 노사정 협의체 통해 현대차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교수, “노사정 간 신뢰 부족한 한국서 정부는 규제 완화에 집중해야’”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노사 합의를 떠나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입장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이라는 ‘1고3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현대차의 노사 갈등이 이를 가속화시킨 면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재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필수 교수는 “노사정 협의체를 마련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노조나 사측에 싫은 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없으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국내에 투자할 이유가 없으니 노조 측에서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자동차과 교수는 노사정 협의체의 실효성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김용현 교수는 “노사정 협의체 모델은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된 바가 있긴 하나 독일의 경우 노동자, 사용자, 정부 간의 신뢰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현대차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도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정부가 무리하게 개입할 경우 더욱 안 좋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 정부가 해야 할 역할로 ‘규제 완화’를 꼽았다.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와 수소차 인프라 구축이 정부의 당면 과제


지난 11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율주행차 분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을 발표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현 교수는 이를 언급하며 “신산업 규제 완화는 안전이 걸려있는 문제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어야 한다”며 “정부의 우선적인 역할은 이처럼 유관기관과 협업해 규제 완화를 완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발표한 ‘글로벌 완성차 시장 동향 및 국내 완성차 경쟁력 점검’ 보고서에서 모 컨설팅사 자동차 담당 수석연구원 역시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대차의 수소차 제조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나 인프라의 부족으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수소차를 예로 들면, 수소차에 필요한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 등의 부생 수소 추출과정에서 석유·가스 회사가 주도하기 때문에 사실상 ‘인프라 사업’이고, 즉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사정 협의체’ 모델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들이 존재했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 혹은 예산 지원 등을 펼쳐야 한다거나 현대차의 오래된 노사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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