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둔화 '직격탄' 맞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응 주목

이태희 기자 입력 : 2018.12.28 16:03 ㅣ 수정 : 2018.12.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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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 전망치 하락 (PG) [사진제공=연합뉴스]

통계청, “지난 11월 반도체 출하량 16.3% 감소, 전월 대비 감소세 굳어져”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듭 경신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의 ‘생산 둔화세’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량이 전월 대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도체 생산량은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올 한 해동안 매월 감소추세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출하량이 16.3% 감소하면서 2008년 12월(-18.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계절적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한다 해도 추세적인 측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1년간 반도체 출하가 10%대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14.4%), 올해 7월(-16.2%)에 그쳤다.

지난 5월에 전월 대비 생산량이 6개월 만에 마이너스(-7.0%)로 전환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5개월 중 단 한 달(10월)을 제외한 4개월 간 생산이 감소했다.

■ 스마트 폰 판매부진, 미중갈등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이 원인
 
이 같은 반도체 생산 부진 원인으로는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이 꼽힌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내년도 1분기에 낸드플래시 가격은 10%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아이폰 단말기 등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악재라는 것이다.

지난달 D램 반도체 수출물가도 전달보다 2.0% 떨어졌다. 지난 8월 -0.1%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 이재용은 ‘시장 원리’ 대응, 최태원은 ‘공격적 대응’
 
이 와중에 올해 수출을 견인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글로벌 투자사이트 시킹알파닷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빠르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오히려 늘이고 생산 및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가 반도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모두 크게 줄인 반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 1위인 삼성전자의 4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3분기 대비 31%, 출하량은 3%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대응하는 셈이다.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도 줄인다는 상식적인 대응이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1.1%, 출하량은 22.4% 각각 증가했다. 최태원 SK회장이 “불황기에 공격적 투자를 통해 시장 판도를 뒤집자”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도 반도체 시장 낙관, 최태원에게 유리?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선택 중 어느 쪽이 현명한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의 반도체 경기 전망에 비춰 보면 최 회장이 웃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선 반도체 시장은 다른 부문에 비해 아직 압도적으로 양호하다. 지난 11월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지수)는 148.5로 전체 광공업생산지수(104.1)보다 훨씬 높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조심스럽기는 하나 반도체 경기가 우려할 만큼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면서 “수요는 견실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8일 "반도체 생산은 최근 호조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둔화 흐름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