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홍남기 구상,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의 두 가지 목적은?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8 14:36   (기사수정: 2018-12-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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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를 유력하게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투데이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 중심, 결정위원회는 기존의 노사대표 및 공익위원 동수 대표 될 듯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되려면 19.8%인상해야, 포기를 위한 사전포석?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결정 구조 이원화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27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출입 기자들과 만찬에서 “최저임금을 단일한 위원회가 아닌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라는 2개위 위원회가 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 노동자 측과 공익위원 등이 각각 9명씩 참여해 27명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지난 1986년부터 생긴 제도이다. 문제는 노사간 이견으로 인해 노동자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사실상 정부 측 입장을 반영하는 공익위원들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한계를 드러내왔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이원화 방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 내에서 구간설정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마련하고, 결정위원회는 이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액을 확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 개편을 통해 정부 측이 노리는 효과는 2가지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 중심의 구간설정위원회가 인상 범위 정하면 노동계 반발 ‘최소화’ 기대

첫째,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을 최소화하고 노동자 측 대표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의 발언에 따르면,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논의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정한 구간 내에서 노동자 및 사용자 대표 및 공익위원들이 인상 폭을 최종 확정하게 될 경우,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 요소가 최소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일차적으로 칼자루를 쥐게 되는 ‘전문가’들은 과연 누구인가.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내부에는 생계비 전문위원회, 임금수준 전문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이들 전문위원회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보조자료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원화될 경우, 이들 전문위원회가 ‘구간 결정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바이어스와 무관한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임금 수준 및 산업상황 등을 종합해 인상 구간을 정한다는 이야기이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포기의 명분으로 ‘경제 현실론’ 준비 중?

둘째,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달성을 수정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홍 부총리는 "2월에 입법이 돼야 3월부터 시작되는 2020년 최저임금 결정을 개편된 구조아래 할 수 있다"며 "내년 1월 중 속도를 내서 이원화 방안으로의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하에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포기하게 된다면 그 화살은 고스란히 정부 측이 맞게 된다. 노동자 대표는 회의에 불참할 것이 분명하고, 사용자 대표와 공익위원들만 모여서 문 대통령의 공약 연기를 발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0년 최저임금이 공약대로 1만원이 되려면 2019년 8350원에서 무려 19.8%를 인상해야 한다. 역대 최대 폭의 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최저임금을 2016년에 비해 16.4% 오른 7530원으로 정했고, 2018년에는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기업 부담 여론을 감안해 10.9% 오른 8350원으로 인상 폭을 낮췄다.

이러한 속도조절에도 불구하고 당장 내년부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 급증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인상폭을 대폭 하향 조정한 ‘구간’을 제시해줄 경우, 경제 현실에 입각한 기준이라는 ‘국민적 명분’을 얻게 된다.

특히 노동자 대표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나아가 노사 및 정부가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다툴 수 있는 범위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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