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사회적 약자의 반발에 막힌 카카오 카풀과 이재웅의 혁신성장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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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택시파업 모습(왼쪽)과 지난 달 혁신성장경제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 ⓒ연합뉴스

카풀서비스와 원격의료 등 혁신성장 산업, 기득권층 반발에 발목잡혀

'가슴아픈 역설', 기득계층은 택시기사 및 지방 개업의 등 상대적 약자들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규제완화를 필요로하는 카풀서비스, 원격의료 등과 같은 국내 신산업들이 기존 사회기득권층, 그리고 그들과 야합한 정치권으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

지난 20일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제3차 대규모 집회를 연 택시단체는 카풀 앱 금지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4차, 5차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택시업계는 정부, 여당, 카풀업계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는 동참할 전망이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정부와 여당은 택시업계에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택시업계는 실현 가능성 등을 이유로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카풀 제도 원천 봉쇄 요구하고 ,대한의협은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반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제한적인 원격의료 도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가지 않고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화상진료 등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서산간 등 의료취약지나 군대, 교도소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개업의들은 도서 벽지에 원격의료를 실시할 경우, 대도시의 대형병원들이 결국 지방 개인병원들의 생존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으로 인한 개인 병.의원의 도산, 의료 질 하락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로 교체하며 혁신성장과 산업정책 강화 등을 밀어부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특히 혁신성장에 강력 반대하는 기득권층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계층들이라는 점에서 그 갈등을 해소하기가 어렵다.

택시기사, 지방병원 개업의 등은 신산업 추진 주체인 대기업 및 스타트업 그리고 대형병원에 비해 사회적인 약자들이다.

택시기사의 평균 순소득은 월 150만원 안팎 추정

카풀업체 관계자, "역사발전에 과거 직업 소유자들의 희생 불가피한 게 가슴아픈 진실"

실제 법인택시를 모는 택시기사의 삶은 그리 윤택하지 않다. 국토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17명의 개인·법인 택시기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법인 택시기사는 월평균 25.6일 근무했다. 시간으로 치면 매월 평균 284.9시간을 일한 셈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택시기사 노동실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법인 택시의 경우 하루 평균 13만3500원의 사납금을 회사에 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법인 택시기사가 사납금을 내고 나면 월 150만원 정도만 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24일 기자와 만나 "택시기사들은 카풀서비스를 추진하는 기업의 직원들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점은 팩트"라면서 "하지만 약자의 기득권 고수가 한국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슴아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은 19세기와 20세기동안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과거 직업의 종사자들이 일정부분 희생함으로써 발전을 위한 큰 물꼬를 터왔던 게 역사적 진실이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혁신성장 반대함으로써 명분과 실리 모두 취해

이에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 옹호라는 명분과 선거 득표라는 실리를 위해 혁신성장에 강력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택시기사들을 지지하는 ‘포퓰리즘’에 나섰다.

20대 총선 공약으로 공유경제 활성화를 내걸었던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부의 카풀 서비스 도입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법을 바꿔 아예 카풀 서비스를 한국에서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카풀을 가능하게 하는 예외조항을 아예 삭제해 ‘카풀 원천 금지’를 법안으로 내놓고 있으며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출퇴근 시간을 고정시키는 규제 강화 방향의 법안을 내놓았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카풀을 ‘직장인’만 이용해야한다고 해석하며 카풀 운전자 자격을 제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들은 20일 파업을 마치고 정부가 중재하는 협상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카풀원천 금지를 논의한다는 전제 아래 참여하고 있다. 즉 카풀 시행이 아니라 '카풀 사살'을 위한 협상 참여인 셈이다.

선진국은 카풀 등 공유경제 활성화, 이재웅은 한계 절감하고 혁신본부장 사퇴

사회적 약자 위한 경제적 지원책 강구하고 설득하는 게 관건

즉 미국, 중국, 유럽 등 경제 중심 국가들의 카풀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표심을 원하는 국회의원들의 각종 발언들로 인해 '후진국'으로 굳어지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1일 혁신본부장으로 취임된지 5개월만에 사퇴를 선언하면서 국내 ‘혁신성장’이 위기가 더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사임하면서 “아무런 진전도 만들지 못해서 아쉽고 기존 대기업 위주 혁신성장정책을 크고 작은 기업과 함께 하는 정책으로 방향전환을 하도록 만들지 못해 아쉽다”며 '정부의 무능'과 '기득권의 반발'을 이유로 암시했다. ‘사회적 약자’인 기득권의 반발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 등이 사회적 약자인 기득권층을 설득하고, 경제적 지원책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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