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현대차·SK·롯데 등 ‘홍보맨’ 전진배치, ‘시민단체 리스크’ 관리용?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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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기아차 사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최선목 한화그룹 사장 ⓒ 각 사

국내 10위 대기업서 홍보맨 5명 사장 승진

대내외 기업 리스크 총체 관리자 역할 부각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재계 ‘홍보맨’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주요 기업 연말 인사에선 홍보실 임직원 상당수가 승진했다. 홍보 최고책임자들이 신임 사장으로 승진한 사례도 많다.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차원에 그쳤던 홍보맨들이 기업의 중추 경영진으로 부상한 것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대기업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홍보 임원은 총 5명이다. 지난 7월 최선목 한화그룹 사장에 이어,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등이 연말 인사에서 사장 승진했다.

이들이 총괄하는 영역도 다양해졌다. 최선목 한화 사장은 홍보와 함께 브랜드 전략 수립과 사회공헌업무도 담당한다. 신임 공영운 현대기아차 사장도 전략기획업무를 포함해 홍보팀을 이끈다. SK하이닉스의 김동섭 사장은 법무·특허와 사회적 가치 창출 업무까지 도맡았다.

홍보맨들의 이러한 약진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결이 조금 다르다. 기존엔 단순히 홍보·대관을 강화하는 명분이었거나, 주로 그룹 오너의 세대교체 혹은 오너 관련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홍보라인을 보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오너 보좌의 차원을 넘어, ‘대내외 그룹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재계에선 앞으로 각 기업의 홍보맨들이 중추 경영진으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홍보강화 흐름은 크게 3가지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① 문재인 정부의 ‘재벌 때리기’ 정책에 이미지 추락, 적극 대응 필요해

문재인 정부의 소위 ‘재벌 때리기’ 정책이 첫 번째다. 탄핵정국 속에 탄생한 정부 성격상 기업 자체가 ‘적폐 청산’ 대상으로 내몰렸던 국내외 여론에 적극적으로 방어·대응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및 경제정책은 ‘국가에 의한 기업감시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 사정 기관들의 기업감시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사정권에 든 것만으로도 대내외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금감원의 추가 조사로 분식회계 혐의를 받게 됐는데, 사실상 상장폐지 논란보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제약 회사로서의 명예 실추였다”고 지적했다.


② 정부-시민단체의 기업감시 공조체제 강화, 시민단체 리스크는 상시 변수

둘째, 같은 맥락으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기업감시도 강화됐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각종 시민단체의 ‘공조 체제’가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를 여과 없이 받아들여 기업에 대한 과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시민단체 참여연대 출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임하면서 삼성, 현대차, SK 등 재벌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논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둘러싼 금융감독원 감사 및 검찰 수사도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감사·수사를 진행한 대표적인 예다.


③ 기성언론에서 온라인·SNS 등 뉴스채널 다변화, 종합적 소통 능력 요구돼

셋째, 급변한 언론환경도 기업 홍보 일선의 중대 변수가 됐다. 과거에는 여론을 주도하는 주체가 신문과 공중파 방송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매체 등으로 다각화되면서 대응이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제는 기업에 관한 이슈가 일부 기성 언론이 아닌 다양한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면서 “따라서 기업에는 ‘종합적인 여론 관리 및 소통’ 능력이 대단히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TV조선 방정오 전 사장의 초등학생 자녀 갑질 논란이다. 공중파 방송 MBC가 먼저 보도했을 때만 해도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던 이 논란은 그러나 온라인 매체 미디어 오늘의 녹취록 보도로 파문이 커졌고, 결국 방 전 사장의 사퇴까지 끌어냈다.

이처럼 이슈화의 노루목이 사라지고 예측불허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기업의 사회여론 리스크 관리 능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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