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뒤집기 손익계산]② 롯데 신동빈 회장의 몸집줄이기는 경영적 판단일까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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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공룡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20년전 인터넷 상거래업체로 출발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등 IT산업 전반으로 지배력을 넓혔다. 게다가 미국 최대 유기농 체인인 홀푸드를 인수하고 영화산업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애플에 이어 시총 1조달러를 넘보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라면 ‘문어발식 경영’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정부에 의해 온갖 규제를 받았을 기업이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들은 ’아마존 뒤집기‘를 강요받고 있다. 전문화, 타업종 진출 금지 등과 같은 정부의 요구에 의해 발목이 잡혀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은 ‘융·복합시대’를 출산하고 있다. 업종을 넘나드는 ‘몸집 불리기’가 융복합 기술의 토양이 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의 대표적 대기업들은 ①컨트롤타워 해체 ②경영권 승계 조사 ③일감몰아주기 규제 ④지배구조 개편 압박 등의 4가지 정부 규제에 손 발이 묶여 있다. 그 규제의 방향은 한마디로 ‘몸집 줄이기’이다. 이 같은 ‘아마존 뒤집기’의 손익계산서는 ‘글로벌 경쟁력의 상실’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21일 마무리했다. 이번 롯데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롯데는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경쟁이 심화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돌파구로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통한 그룹 전체의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으론, 롯데의 ‘세대교체’ 전략이 현재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1위 전자상거래 아마존은 거대 인수합병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융합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에게 ‘융합’은 ‘문어발’로 천대받는다. 손가락질을 퍼붓고 정부의 압박이 가해진다. 글로벌 기업들이 몸집을 불리고 있을 때, 오히려 한국 기업은 몸집을 줄이는 작업에 한창이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롯데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로의 변환이 유일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엮여 롯데 ‘정책본부’ 해제

롯데도 ‘컨트롤타워 해체’를 겪었다. 롯데 정책본부가 지난해 해체됐기 때문이다. 롯데 정책본부는 제2롯데월드 타워 건립 등 그룹 내 굵직한 경영 현안을 주도하는 롯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책본부가 롯데그룹의 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로비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동빈 회장이 직접 정책본부를 해체했다. 신 회장은 이 일로 구속 수감되기까지 했다.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에게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정치·사회적 압박에 정책본부를 해체한 것이다. 롯데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지주회사’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 지난해 롯데는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계열사들을 차례로 편입하면서, 합법적 ‘컨트롤타워’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롯데지주는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② 신동빈, ‘형제의 난’ 승리로 경영권 승계는 ‘안정적’..정부도 ‘롯데=신동빈’ 동일인 인정

롯데는 경영권 승계 조사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2015년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난이 촉발됐다. 경영권을 놓고 벌인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자연스레 롯데의 경영권 승계는 신동빈 회장에게 넘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올해 5월, 롯데의 동일인으로 ‘신동빈’을 지목했다. 이전까지 롯데의 동일인은 ‘신격호’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분 요건과 지배력 요건을 볼 때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③ SI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롯데 기업기밀까지 ‘흔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롯데에도 드리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도에 시스템 통합(SI)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롯데도 SI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이다. 롯데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6월 기준 93.5%로 높다. 롯데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지분 70% 보유한 롯데지주다. 이 때문에 지배주주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SI기업과 내부거래는 떼어놓기 힘든 실정이다. SI는 그룹에 맞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보수해야 한다. 특히 기업기밀 등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다뤄지기 때문에 ‘보안’이 생명이다. 그룹 내 전산시스템을 타 기업에게 맡기긴 힘들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내년부터 SI기업의 내부거래 실태조사를 시행하면서 SI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갈 한국 기업들의 ‘보안’이 위태로운 실정이다.


④ 유통기업 아마존이 금융 진출할 때, 롯데는 금융계열사 매각하고 유통에 전념?
롯데는 경영권 안정과 컨트롤타워 재정비 등의 이유로 롯데지주를 출범했지만, ‘금융 알짜베기’를 버려야했다. 우리 정부가 ‘금산분리의 원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 또는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에 롯데는 지난달 롯데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설립 이후 2년 내 금산분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금융계열사 매각 이외에 금융지주사 설립 방안도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 롯데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의미가 퇴색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통과 금융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유통과 금융 분야에서 활개를 친다.

아마존은 익히 이 사실을 알고 있던 듯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이 아마존 온라인 쇼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은행 계좌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JP모건, 캐피털원 등과 초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를 겨냥해 신용카드 없이도 쇼핑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4월 결제 시스템 ‘아마존 캐시(Amazon Cash)’를 출시했다. 아마존 캐시는 오프라인에서 금액을 충전해 아마존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디지털 화폐다.

거대한 유통망을 지닌 아마존이 금융 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풀이된다. 롯데라고 금융의 가능성을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정부의 예외없는 ‘금산분리 원칙’에 금융 계열사 매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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