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박원순의 서울시 제로페이, 소상공인이 냉소한 '원님 행차'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0 18:34   (기사수정: 2018-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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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페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20일, 강남 지하상가로 들어가는 고속터미널역 입구에 홍보 라벨이 붙어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소상공인 수수료 없애는 ‘제로페이’ 20일 시범운영…시스템 몰라 사용 불가능

기자가 방문한 강남역 상가 10여개 점포에서 모두 '사용 불가'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제로페이’ 시범서비스가 서울시에서 20일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현장을 취재한 결과, 정작 판매자들은 제로페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제로페이란 정부와 금융사, 결제사가 협약을 맺어 QR코드를 이용해 수수료 없이 직접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난해와 올해 이어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등의 부담을 호소하자 정부 측에서 내놓은 정책이다.

우선 서울시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영등포역 지하상가를 ‘제로페이 존’으로 조성하고 제로페이 시험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이에 기자는 시행 첫 날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를 방문해 제로페이 서비스 현황을 살펴봤다.

서울시 제로페이 홍보 및 서비스 신청 등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제로페이 서비스 가맹 점포 목록을 따로 알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문의에 “목록은 따로 제공하지 않지만 가게에 붙어있는 ‘제로페이 스티커’를 확인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 20일 강남 지하상가 대부분의 점포에 제로페이 서비스 시행 점포임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대부분 매장이 제로페이 서비스에는 가입, 결제기기 없는 경우도

10여개 점포 판매자들, “서비스 어떻게 이용방법 몰라"

실제로 현장에는 거의 대부분의 점포에 제로페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현재 강남 지하상가에는 212개 점포가 입점해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제로페이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은 곳이 드물어 현재 제로페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는 200여 개 내외로 추산됐다.

그러나 기자는 이날 10여 곳의 점포를 방문했음에도 제로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매장에서 제로페이 결제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거나 결제에 필요한 기기가 매장에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로페이 결제를 진행하려면 소비자는 국민, 기업, 농협 등 20여 곳의 은행 애플리케이션 혹은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4곳의 결제 애플리케이션의 ‘제로페이’ 메뉴에서 QR코드를 판매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판매자가 QR코드 키트로 소비자의 QR코드를 인식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방식이다.


▲ KB국민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추가된 ‘제로페이’ 메뉴에서 QR코드를 띄우고 판매자가 매장의 QR코드 키트를 통해 이를 읽어들이면 대금을 바로 이체할 수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애플리케이션]

옷가게 3곳 직원들 "죄송하지만 방법 모르니 계좌로 입금해달라"

먼저 기자는 강남역 지하상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옷가게들을 방문했다. 그러나 연달아 방문한 옷가게 3곳의 직원들은 모두 모두 “죄송하지만 제로페이 결제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어차피 제로페이로 계산할 거라면 그냥 계좌로 바로 입금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남역 지하상가는 모든 매장 크기가 1~2평 정도로 작아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판매자 1명이 매장을 혼자 관리한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아 어떻게 제로페이 결제가 진행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에 방문한 세계과자할인점이나 신발가게, 핸드폰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 화장품 프랜차이즈 4곳, "아직 기기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에 방문한 화장품 프랜차이즈 가맹점 4곳에서는 “아직 기기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화장품 프랜차이즈 F사의 직원은 매장에 제로페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음에도 “사실 곧 폐점이 될 예정이라 제로페이는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서비스 시행 한 달 전부터 강남역과 영등포역 지하상가를 직접 방문해 제로페이 서비스 가입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서울시는 내년부터 향후 편의점이나 공공자금 집행, 공공자전거 ‘따릉이’로도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비스 시행 첫날인 20일, 대부분 매장에는 아직 필요한 기기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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