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경남제약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간 형평성 논란은 타당한가?
송은호 기자 | 기사작성 : 2018-12-18 06:15
1,211 views
201812180615N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경남제약 상장 폐지가 결정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와 형평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은 분식회계 규모와 과징금 액수가 삼바 보다 훨씬 적은 경남제약이 상폐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기업 지속가능성’에 주목해 이번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규모 차이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기심위 판결을 왜곡하는 ‘허수아비 비판의 오류(straw man fallacy)’에서 출발한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심위는 지난 14일 경남제약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이 삼바의 경우와 비교할 때 형평성을 상실한 사례라는 주장은 3가지 관점에서 문제점을 갖는다. 
 

①분식회계 규모가 클수록 상장폐지 대상?=전형적인 '허수아비 비판의 오류'

 
우선 전형적인 '허수아비 비판의 오류'이다. 허수아비 비판이란 상대방의 주장을 왜곡시킨 내용을 근거로 상대방을 반박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 본래의 주장이 아니라 그 허수아비를 비난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경남제약과 삼성바이오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두 기업을 비교하는 근거로 ‘규모의 차이’를 제시한다. 한 청원인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삼성바이오는 4조 5000억원 분식회계로 과징금 80억원을 받고도 거래가 되고 경남제약은 49억원대 분식회계에 과징금 4000만원을 받고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경남제약이 2008~2013년 동안 49억 8900만원의 허위 매출을 적어넣었다는 점을 근거로 분식회계로 결론내렸다.
 
삼성바이오의 경우, 삼바가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할 때 지분가치를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바꿨는데 이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며 4조 5000억 규모를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내렸다.
 
거래소 기심위는 삼성바이오는 상장 유지한 반면, 경남제약은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분식회계 규모의 차이는 ‘기업 규모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규모을 감안한 부실 규모 판단이 중요하다. 더욱이 기심위가 삼바의 규모가 커서 봐주고 덩치가 작은 경남제약은 상장폐지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을 한 적이 없다. 기업 부실의 심각성과 개선 노력 등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②경남제약은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유사=대우조선해양은 분식규모 1000배 컸지만 상장유지 
 
기심위는 상장폐지를 결정할 때 실제 매출이나 이익을 조작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이익을 조작해 기업 가치를 높인 사례로는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예정원가는 임의로 축소하고 매출액은 부풀리는 방식으로 총 5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이 기업은 실제로는 심각한 적자였지만 흑자로 포장됐다. 단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출조작 규모는 경남제약의 1000배를 넘어섰지만 상장폐지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삼성바이오는 적자를 흑자로 포장한 사례가 아닌 미래가치를 장부에 반영한 경우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를 사실로 인정했지만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는 논쟁적 사안이다. 삼성바이오 측은 앞서 “2015년 감사보고서 주석에 (에피스 관계사 전환이) 지분법 회계처리 변경에 따른 1회성 특별이익임을 구체적으로 공시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경남제약은 이익과 매출을 조작한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유사하다. 또한 지난 5월 기심위는 경남제약에 상장 유지, 상장 폐지, 개선기간 부여 등 3개의 선택지 중 개선기간 부여로 기회를 줬다.

그러나 그동안 개선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삼바는 감사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을 강화하는 개선계획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식회계의 심각성, 자구노력 등의 측면에서 대우조선해양이나 삼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남제약의 경우 이미 개선 기간 6개월을 부여했으나 개선계획 이행이 불충분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③상폐 가르는 최종 기준은 ‘기업의 존속 가능성’...삼바는 미래가치 주목되는 기업
 
경남제약 상폐를 둘러싸고 형평성 논쟁이 잇따르자 거래소 측은 기업 존속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는 과거에 분식회계를 저질렀지만 현재 기업의 계속성 등에 문제가 없다”면서 “경남제약은 현재 시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즉, 삼바는 분식회계 혐의에도 불구하고 존속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나 경남제약의 존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분식회계의 심각성과 존속 가능성으로 볼 때 삼바가 대우조선해양보다 양호한 상태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대우조선해양도 재도약을 노리는 시점에서 경남제약의 상장폐지를 계기로 삼바를 끌어들이는 것은 무리수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