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외환위기와 바이오위기,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감리가 불편한 이유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8-12-1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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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이 지난해 2월 창립 15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계감리로 또다시 바이오업계 공포 몰아넣는 금융당국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고나서 금융계에서 회자됐던 말이 있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된 이유는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격) 관리들이 반도체를 잘 몰랐기 때문이고,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게 된 것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의 전신격) 관리들이 금융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란 얘기였다.

우스개소리 같지만 정부의 간섭여부는 현실세계에서 특정산업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정부간섭이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모르겠지만 지나친 간섭은 대부분 나쁜 결과를 불러올 개연성이 높은게 사실이다.

분야가 성장단계에 있는 신산업으로 옮겨간다면 정부의 영향력을 더 세질 수 밖에 없다.

▶삼성바이오에 이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논란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착수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오업계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12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모기업인 셀트리온과 거래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판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잡은 것이 부적절한 회계처리 방식이라고 보고 그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말하는 부절적한 회계처리 방식은 분식회계를 말한다. 무형자산에 해당하는 판권의 경우 영업외수익이 맞는데 매출로 잡아서는 안되는 금액을 매출로 처리해서 영업손실을 숨기려 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인 듯 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분기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판권 218억원을 매출에서 뺀다면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되기 때문에 매출이냐 아니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 금융감독원. Ⓒ뉴스투데이DB



중요한 것은 판권 매각을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회사의 영업방식이 모기업인 셀트리온으로부터 제공받은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독점판매권을 해외유통사에 매각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국내 판권 매각은 당연히 영업활동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측은 판권매각이 해외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며 이미 2017년부터 셀트리온과 논의돼온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끝나지 않은 테마감리 공포 2라운드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가 단순히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국한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회계감리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시인도, 부인도 않는 NCND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 국내 바이오 중소 벤처기업 현황. Ⓒ연합뉴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회계논란으로 바이오업계는 지난 3월 이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열풍이 거세지자 제약 바이오 테마감리라는 명목으로 바이오업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연구개발(R&D) 자금의 자산화 비중이 높은 제약과 바이오업체 10곳을 골라 금융감독원이 테마감리에 착수하자 업계는 바이오업계의 생리를 모르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불확실성만 키웠던 테마감리는 그러나 지난달 28일 증권선물위원회가 문제가 됐던 제약 바이오 업체에 대해 중징계 없이 경고와 시정요구 등의 계도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끝이난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 갑자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회계감리가 다시 불거지면서 또다른 불확실성을 불러오게 됐다.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기업의 윤리경영을 중시하는 세계 바이오업계 관행에 비춰보면 한국은 바이오산업 1, 2위 업체가 모두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리면서 기업이미지는 물론 기업활동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매도 세력과 힘겹게 싸우면서도 꿋꿋하게 바이오산업을 일궈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선 별로 도와준 것도 없는 정부가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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