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삼성전자의 직업교육, 9급공무원과 다른 길을 묻다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12-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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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서초구 역삼동 멀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입학식 [사진=뉴스투데이 권하영 기자]
 
 
삼성전자 주관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1기 500명 10일 스타트
 
프로젝트 위주 교육기관 ‘에콜42’·‘피테크’ 등 벤치마킹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햄버거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10일 열린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AFFY) 입학식은 자못 유쾌함이 넘쳤다. 이날 자리한 삼성 아카데미 1기 교육생들은 입학식 행사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다 함께 실시간 퀴즈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생들은 언어, 수리, 상식 등 분야는 물론 “햄버거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삼성 아카데미 교육생 중 오늘(10일)이 생일인 사람은 몇 명일까요?”와 같은 질문에 ‘찍기’ 신공도 벌였다. 넌센스 문제였던 햄버거의 색깔은 ‘버건디’(Burger인디), 당일 생일이었던 2명의 수강생은 동기들로부터 생일 축하 노래를 선물 받았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이하 ‘삼성 아카데미’)는 지난 8월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후속 조치 중 하나다. 주관사인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1만 명의 청년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한다. 소프트웨어 적성 진단과 인터뷰를 거쳐 선발된 1기 교육생 500명은 이날 입학식을 갖고 1년간의 교육에 들어갔다.
 
삼성 아카데미는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삼성 아카데미의 교육 운영을 위탁받은 교육 전문기업 ‘멀티캠퍼스’의 유연호 대표는 “삼성 아카데미를 위해 해외 유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교육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면서 “교육생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프로그램, 환경, 교수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아카데미 태스크포스팀은 교육과정 설계를 위해 프랑스의 ‘에콜42’, 미국의 ‘피테크’ 등 민간 교육기관들을 직접 살피고 왔다. 에콜42는 지도 교수 없이 학생들만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형 기관이다. 학생들은 실제 기업 현장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토론과 팀 프로젝트를 통해 자유롭게 풀어나간다. 피테크 역시 비슷한 방식의 실무형 교육기관이다.
 
 
IT업계 관계자, “4차산업혁명시대의 기본기인 코딩인재 양성은 새로운 길 제시”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대학 인문계 졸업생의 절반은 논다는 의미인 ‘인구론’이 현실화됨에 따라 인문계의 경우 명문대 출신들도 9급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는 게 현실이다”면서 “삼성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29세 이하라는 기준 하나로 다양한 청년들을 모집해 4차산업혁명시대의 기본기인 코딩을 교육하는 것은 한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학의 전공자들이 2,3년 동안 공부하는 내용을 소화함으로써 9급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길 대신에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강의실 내부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권하영 기자]
 
 
■ 기초 코딩 교육부터 실전형 프로젝트 수행까지…창의력·자율성이 우선
 
그런 점에서 삼성 아카데미는 우리나라의 기존 주입식 위주 교육 시스템과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실무 감각은 물론 창의력, 자율성, 문제해결력 등이 우선될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삼성 아카데미 관계자는 “(삼성 아카데미에서) 성적을 매기지도 않고, 취업을 보장하지도 않는다”면서 “열심히 교육에 임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학생의 몫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아카데미는 1년 과정으로 진행된다. 1학기는 ‘몰입형’ 코딩 교육을 진행한다.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언어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초를 쌓는 단계다. 특히 교수들의 일방적인 강의에 그치지 않고, 재미와 보상 등의 요소를 적용한 게임 방식의 교육 기법(Gamification)을 도입했다.
 
2학기는 ‘자기주도형’ 학습이다.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개발 경험을 보유한 실전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에콜42와 피테크 등을 벤치마킹한 자율형 학습 시스템이 여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 스펙형 인재보단 실무형 인재 양성에 초점
 
    서울대 이상구 교수, “경영학 심리학 전공자도 처절한 노력하면 IT기업 취업 성공”
 
삼성 아카데미의 교육방식은 삼성전자의 기존 인재 채용 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잘 훈련된 ‘스펙형’ 인재를 선발하는 대규모 공개채용 방식에서 이러한 ‘실무형’ 인재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삼성의 공채 시스템은 창의성과 실무 능력이 중요한 글로벌 IT기업으로선 맞지 않은 채용 방식이라는 비판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 관련 스펙이 부족한 비(非)이공계생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아카데미의 자문을 맡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의 이상구 교수는 “경영학, 심리학 등 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IT기업에 취업한 사례가 많다”면서 “일반 대학 2~3년 과정을 1년으로 축약한 만큼 교육생들의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상단)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내부 휴게공간 모습. (하단) 아카데미 1기 교육생에게 제공되는 후드 티셔츠, 텀블러, 에코백 등 웰컴 키트. [사진=뉴스투데이 권하영 기자]
 
 
■ 쾌적한 강의 환경 및 최신 삼성 IT기기 제공…월 100만 원 교육지원금까지
 
삼성 아카데미는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전국 4곳에서 운영된다. 넓은 창을 갖춘 강의실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 아카데미 관계자는 “장기 교육을 받게 될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해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들에겐 삼성 최신 와이드 커브드 모니터를 장착한 데스크톱이 개인별로 제공된다. 프로젝트형 실습이 잦은 2학기부턴 개인 노트북도 지급된다. 또 삼성전자의 회의용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인 ‘플립(Flip)’도 2팀당 1개씩 사용할 수 있다. 교육기간 중엔 월 100만 원의 교육 지원비도 제공한다.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실습 기회도 주어진다.
 
한편, 삼성 아카데미는 1년에 2번 교육생을 선발할 방침이다. 2기 교육생 500명은 내년 5월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을 시작해 6월 중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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