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③철학: ‘중석몰촉(中石沒鏃)’ 정신으로 ‘주류 전쟁’서 승리하다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8-11-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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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일러스트=민정진/ⓒ뉴스투데이]

 
중대 고비마다 빛난 박문덕 회장의 ‘중석몰촉(中石沒鏃)’ 정신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중석몰촉(中石沒鏃)’. 돌 가운데 화살촉이 박힘을 나타내는 말로, 온 힘을 다해 일을 추진하면 놀라운 결과를 거둘 수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중석몰촉’ 신념으로 무장해 2018년을 승리의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밝힌 바 있다.
 
매해 그의 신년사에는 이와 비슷한 말이 자주 등장한다. “두려워하는 것을 과감히 시도할 때 변화가 일어난다”,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우뚝 설 때까지 파부침주(破釜沈舟,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결전을 각오하는 말)의 각오와 절박함으로 현실을 돌파해야 한다.” 등의 발언은 그의 전투적이고 승부사적 기질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박 회장의 철학은 하이트진로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마다 빛을 발했다.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 시절 하이트 출시로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대기업 사이에서 진로 인수를 성사시켰을 때가 그랬다.
 
진로 합병 이후 성적이 부진했던 시절에는 ‘매 순간 마지막이라는 의식을 갖고 끝장 정신으로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자’라는 박 회장의 말에 8시였던 임원회의를 아침 6시 30분으로 앞당겨 진행했을 정도다. 그만큼 박 회장의 ‘중석몰촉’정신은 중대 고비마다 하이트진로의 경영 철학으로 빛을 발했다.


현장에서 ‘충격적 진실’ 발견하고 직원들과 ‘1년 간 합숙’하며 ‘하이트’ 개발

‘중석몰촉’ 정신은 하이트 출시 당시 처음으로 빛을 발했다.
 
당시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의 ‘크라운 맥주’는 안정적이었지만 동양맥주(현 OB맥주)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무르던 상황이었다. 당시 조선맥주에는 마케팅부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크라운맥주가 왜 팔리지 않는가’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박 회장은 일단 슈퍼마켓 한 곳을 통째로 빌려 시음회를 열었다. ‘왜 팔리지 않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한 번은 동양맥주와 조선맥주 라벨을 뗀 채로 소비자에게 맛을 보게 했고, 그다음으로는 제품 라벨을 붙인 상태에서 맥주 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소비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맛이 아니라 ‘브랜드’였다. 제품 라벨을 뗐을 때는 조선맥주와 동양맥주를 선택하는 비율이 5:5로 같았던 반면, 라벨을 부착한 상태에서는 동양맥주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았다.
 
박 회장은 신제품 출시 준비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부서도 새로 만들었다. 평소 ‘생산 현장’에 치중했던 회사라 마케팅부서와 홍보부서가 없었지만, 조선맥주의 승리를 위해서는 이를 강화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회장은 마케팅부서와 홍보부서를 신설하고 신제품 출시에 매진했다. 여관 하나를 통째로 빌리기도 했다. 직원들과 숙식을 하며 개발에 몰두하기 위함이었다. 여관 생활은 1년여간 진행됐고, 그 끝에 얻게 된 결과가 바로 ‘하이트’ 출시다. 
 
하이트맥주는 이처럼 집요함이 만들어낸 상품이다. 출시 5년 만에 동양맥주를 꺾고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2등'을 버리고 총력을 다해 일에 집중한 결과였다.


목표를 세우면 전력투구, 다윗이 골리앗을 꺾고 ‘진로’를 인수
 
맥주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서자 박 회장은 소주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2005년 당시 최대 인수·합병(M&A)매물이었던 ‘진로’ 인수에 뛰어든 것이다. 당시 경쟁 상대는 두산, 롯데, CJ 등의 쟁쟁한 기업이었다. 하이트맥주는 입찰에 참여한 기업 10개 중 가장 작은 기업이었다. 인수전 진행 과정에서 하이트맥주를 주목한 곳은 없었다.
 
그러나 하이트맥주는 절박했다. ‘진로를 인수하지 못하면 맥주 사업에도 위기가 닥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하이트맥주는 입찰과정에서 2~3곳의 복수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대기업 그룹과 함께 우선협상자가 되면 하이트맥주가 불리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이트맥주는 이를 피하고자 가장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서 진로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이트맥주는 자문사 등 각종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자들의 고급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응찰가인 3조 4100억 원을 써내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 
 
과감한 승부수가 통한  진로 인수성공으로 탄생한 ‘하이트진로’는 맥주뿐만 아니라 소주 시장의 강자로 성장해 명실상부한 국내 주류대표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조선맥주가 하이트진로로 변신해 성장하게 된 고비고비에는 이처럼"온 힘을 다해 노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박 회장의 ‘중석몰촉’ 철학이 알알이 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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