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카풀과 쏘카의 비극, 국토부는 '공유경제' 규제 강화 추진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8-11-15 06:08   (기사수정: 2018-11-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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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TV 제공

카풀서비스 관련 법조항, 24년전보다 후퇴하는 '규제 강화' 방향으로 논의중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대폭적인 규제강화 원하는 택시업계 입장에 경도된 듯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표적 신산업으로 꼽히는 카풀(승차공유) 서비스가 기존 산업 기득권 세력과 국토부 관료주의에 발목이 잡혀 고사될 위기에 처해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4년 전에 만들어진 관련법 조항의 규제가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카풀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에 따르면 ‘자가용을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로 교통정체가 늘어났고, 1994년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가능하다는 예외적인 조항을 추가하면서 사실상 카풀을 허용했다.
 
문제는 '출퇴근 때'라는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한 현행 규제 조항이 해석의 여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카풀이나 승차공유서비스 스타트업들은 '출퇴근 때'라는 조항에 대해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되고 있는 시대 추세에 맞춰 '서비스 시간 및 횟수'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신축적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승차공유 서비스업체 측 입장도 사실상 규제 강화에 해당된다. 기존의 조항을 유지할 경우 해석에 따라 서비스 시간이나 횟수를 제한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카풀 등이 규제강화를 감수하려는 것은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금지하려는 정부정책에 부응하려는 태도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출퇴근 때'라는 기존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해서 명시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출퇴근 시간을 오전 6~8시, 오후 6~8시 등으로 명시하는 개정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기존 법조항은 규제 강도를 훨씬 높이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승차공유서비스 업체측과 택시업계 방안 중 어느 쪽이 수용된다해도 규제는 강화되는 셈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택시업계 입장에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을 강조해도 정부부처는 이익집단간의 이해관계를 건설적으로 조율하지 못한 채 '역주행'하고 있는 셈이다.

카풀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그래서 3년 전부터 카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들은 기존 산업에서 반발이 너무 크니 자체적으로 시간과 횟수를 제한해서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된 3개의 개정안, 한결같이 카풀서비스 규제 대폭 강화 방향

승차공유서비스 스타트업들, 성장 불가능 상황
 
자발적인 제한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축시켰다. ‘풀러스’는 최근에야 여론이 좋아져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 여름만 해도 직원들의 70%를 대량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했다. 지금은 카카오가 인수한 ‘럭시’의 최바다 대표는 “다시 한 번 창업한다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니 기업들도 더 성장하지 못하고 어떤 회사는 5개월 만에 철수하고, 해고를 하고, IT업계에 팔아버리고 하는 상황들이 계속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스타트업들은 법망에 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출시한 ‘타다’는 기사가 승합차를 운행할 경우 카풀이 아닌 렌터카 서비스로 분류된다는 점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사업 진출을 두고 업체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야당 중심으로 카풀 서비스를 제한하는 법안이 3건 발의돼있다. △카풀 금지법 △카풀 중개업 금지법 △카풀 시간을 출퇴근 시 2시간으로 한정하는 법안 등이다. 한결같이 현행법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들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공유경제 규제개혁 선언했지만 국토부는 역주행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1일 기재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공유경제를 시작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 못할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내정자는 규제개혁보다 오히려 규제강화의 흐름을 방지해야하는 현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완화를 실시하겠다는 정부 기조와는 달리, 국회에는 30년 전 만들어진 조항보다 더 강화된 법안들이 발의되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카풀에 대한 기존 산업과 신사업의 합의를 위해 기재부는 적극적이고 의욕이 많은 반면 국토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6년 12월 일부 보도나 해명자료를 내는 것을 제외하면 지난 수 년간 카풀을 비롯한 새로운 교통서비스에 대해 제시한 계획이 없다는 것이 입법처의 지적이다.


현대차, 국내시장 포기하고 동남아 카풀 서비스 업체에 수천억원대 투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해외사례처럼 카풀을 전면 허용해 일반인이 영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게 아니다”라며 “시간이나 횟수적인 부분을 완화해서 승차난을 겪는 사람들의 불편사항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범위’를 넓히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즉 카카오는 횟수, 시간 등을 어느정도 제한해 스스로 규제를 감수하겠다는 ‘완화된 규제’를 주장하는 반면 택시업계 및 야당은 출퇴근 시간을 못박거나 아예 카풀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는 ‘규제 강화’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해외 카풀 서비스업체들의 성장은 ‘승승장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일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업체인 ‘그랩’에 284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에 전기차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랩은 더 많은 투자자들을 찾기 위해 한국에 찾아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풀 합의안은 연내까지 나오는 것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국토부에서 해결보지 않고 국회로 넘어가게 될 경우 정치적인 입김과 사용자(여론)의 목소리가 팽팽해 이도저도 못하다 몇 년 씩 계류하는 법안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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