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설기자의 증시읽기] 국민 돈으로 국민 꿈 짓밟은 국민연금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8-11-09 05:44   (기사수정: 2018-11-09 08:32)
998 views
201811090544N
▲ 지난달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안효준 신임 CIO. ⓒ연합뉴스

수익률 제고 위해 위탁운용사 대거 교체후 코스닥시장에 매물 폭탄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요즘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와 맞물려 투자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앞장서 대거 매물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서 1327억원(630만9582주)에 달하는 물량폭탄을 쏟아냈다.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99년 이래 하루 코스닥 매도대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연기금의 집중 매물공세로 KT기업집단 계열 국내 온라인 미디어랩 전문회사인 나스미디어가 20.03% 폭락한 것을 비롯해 컴투스(-9.76%), 리노공업(-9.17%)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나스미디어는 8일 주식시장에서 7.13% 반등에 성공하면서 2만9300원을 회복했으나 52주 최고가인 9만3700원에 비하면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연금 CIO 변경 후 매물폭탄 쏟아내 = 역대급 매물폭탄의 이면에는 국민연금이 자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취임한 이후 수익률 향상을 위해 위탁운용사를 상당수 교체했다.

지난 7일은 새로 선정한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들에 기존 운용사들의 주식 현물이 넘어간 시점이다. 신규 운용사들은 주식을 넘겨 받자마자 시장에 대거 매물을 쏟아내며 포트폴리오 교체에 나선 것이다.

신규 운용사들은 주로 코스닥 종목을 팔아치우고 대신 배당률이 높고 안정성이 강한 코스피 종목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운용사 교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회수한 주식이 2조원어치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추가적인 매물폭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포트폴리오 교체로 공포감 부추기는 위탁운용사 = 새로 기금운용을 맡은 안효준 CIO는 수익률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대표들과 시장긴급 점검회의를 갖고 연기금이 국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안 CIO는 별다른 언급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민연금이 증시 안전판의 기능보다는 수익률을 높이는데 더 신경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수익률은 참담하다. 지난 7월말 기준 국민연금 공시를 보면 올들어 국내주식 수익률은 -6.11%를 기록했다. 전체 수익률도 1%를 겨우 넘었다. 신임 CIO가 운용사를 대거 교체한 것은 저조한 수익률을 바꿔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내 주식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투자를 늘리는 것을 뭐라하는 것은 아니다. 포트폴리오 변경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운용사가 바뀌자마자 기존 운용사가 갖고 있던 주식을 거의 시장가 수준으로 팔아치우는 것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워 투매를 유발하는 대단히 잘못된 매매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서 연기금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일부 종목들이 급락하자 공포에 질린 개인투자자들이 덩달아 물량을 처분해 큰 손실을 봤다.

이 때문에 향후 운용사 교체 시 기존물량에 대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처분하도록 하거나 아예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블록딜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