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공공기관·대기업 ‘고용세습’ 은 가족사랑, 은행권은 채용비리?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8-10-27 06:02   (기사수정: 2018-10-27 11:05)
5,386 views
201810270602N
▲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특별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사내 가족 재직 현황 문서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기관 및 일부 대기업 노조 고용세습 불거지자 역차별논란

은행 관계자, "노조원 자녀는 의무채용하고, 은행 임원 청탁은 범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고용세습’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행권 ‘채용비리’와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은행권과 재계 일각에서는 ‘법의 형평성’이 완전히 상실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26일 기자와 만나 "은행권 채용비리가 터져나왔을 때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고용세습 사실을 알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노조원은 자녀 특채를 제도화해도 되고 은행 임원은 지인 청탁을 받는 게 범죄행위라는 이중적인 법의 잣대를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가 재직중인 은행은 채용비리와 관련이 없다"면서 "수사받는 은행 임직원은 한국사회가 가진 이중잣대의 희생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고용세습 단체협약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올해 국감에서 새삼스럽게 불거진 것"이라면서 "시중은행 임원의 인사청탁이 수사 대상이라면 문제가 된 대기업 노조의 단체협약도 당연히 엄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 상식적인 법 감정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나 공공기관 비정규직이 자녀가 안정된 직장에 다니기를 원하는 마음은 '자녀 사랑'이고, 은행 임원이 지인의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채용비리'가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10여 개 공공기관의 정규직화된 직원들 고용세습 의혹은 규명 불가능
 
기재부 전수조사는 '가족관계' 조사,  서민의 채용비리에 관대?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된 공공기관의 고용세습은 여론의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해당 기관이나 고용세습 당사자들은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소나기'만 피해가면 노사간 단체협약 등을 통해 제도화된 고용세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은행권 채용비리는 자체 감사에 이어 장기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법처리 대상으로 굳어진 임직원들도 생겨났다.  
 
문제는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고용세습이 ‘제도화된 채용비리’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혹은 서민계층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특권행사라는 점에서 법이 묵인해주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고용세습’ 논란의 불씨를 지핀 것은 서울교통공사다. 서울교통공사의 비정규직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 중 108명이 기존의 정규직과 친인척관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교통공사뿐만 아니라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전KPS, 인천공항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10여 개의 공공기관에서 300여 명 이상이 정규직화를 활용해 유사한 방법으로 고용세습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공공기관 정규직화 채용비리 관련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다. 정규직 직원 간의 친인척 관계가 형성되는 정규직 직원이 몇 명인지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정규직인 부모가 자녀를 미리 비정규직으로 입사시켜, 정규직화 대상이 되도록 한 의혹을 밝혀낼 수는 없다.
 
일부 대기업 노조들의 '고용세습'은 '합법화된 채용제도', 대부분 산별노조 소속
 
13개 대기업 노조는 아예 노사간 단체협약에 '고용세습'을 명문화했다.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13개 대기업 노조중 12개는 민주노총 혹은 한국노총 산하였다. 1곳만 상급단체가 없었다.

결국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민계층'과 '노조'의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한국사회가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사법적 단죄 대상된  은행권 채용비리는 법정 공방중
 
청탁주체가 경영진 및 임원 등 '상류층'
 
이에 비해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검찰 수사가 지속되고 있다. 비판의 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법적 단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채용비리 관련 연루자는 현재도 법정 공방이 진행중이다.

 
은행권 채용비리 내용은 특정 대학 출신을 채용하거나 최고 경영진의 친인척 채용특혜, 남녀 채용 비율을 정해둔 성차별 등이 문제가 됐다. 굳이 따지자면 비리의 강도가 가장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 노조가 모든 조합원 자녀 채용을 명문화한 것에 비하면 은행권의 경우 몇 명을 조심스럽게 청탁하는 수준이었다.  단 청탁의 주체가 은행 경영진이나 임원이라는 점에서 서민층이 아닌 '상류층'에 의한 비리라는 점이 다르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