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법인분리 강행한 한국지엠, 당장은 아니지만 쉽게 떠날 채비 갖춰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8-10-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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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분리에 대해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 등 총력대응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한국지엠, 연구와 생산법인 분리 뚜렷한 이유 내놓지 않아 철수의혹 자초

(뉴스투데이=정진용 기자) 2대주주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이 주총을 열어 법인분리를 강행한 이후 파장이 갈 수록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주총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으며 산업은행 역시 법적대응에 들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인천시는 한국지엠에 무상으로 임대한 16만평 상당의 청라기술연구소(주행시험장)에 대한 회수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선 오는 2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먹튀논란을 따질 계획이다.

▶GM그룹이 노리는 것은 연구개발과 생산공장 이원화= 이번 법인분리의 핵심은 연구개발 관련부서를 기존 한국지엠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연구소와 생산기술 인력 3000여명을 새로 설립되는 지엠테크니컬센터로 옮기고 법인을 분리하여 기존 생산공장과 별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과 생산을 분리하면 GM으로서는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고 향후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연구인력과 생산인력이 같은 노조에 들어가 있었지만 법인분리로 연구인력은 별도 노조를 만들 수 밖에 없게 됐다. 파업에 익숙한 생산인력과 달리 연구인력들은 투쟁경험이 많지 않아 통제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이고 기존 한국지엠 노조 역시 3000여명에 달하는 연구인력 노조원 감소로 동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게 된다.

향후 있을지 모를 구조조정에서도 GM은 연구와 생산을 따로 접근할 수 있게돼 수월해진다.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능력은 GM그룹에서도 중요하다. 유럽법인 매각 이후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중요성은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연구개발 능력은 살려두고, 생산공장에 대해서 비용과 생산성 등을 내세워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제 GM은 그동안 생산성이 떨어지는 해외법인에 대해 생산물량 감소, 공장폐쇄 등의 수순을 밟아왔다.

▶철수론, 당장은 아니지만 가능성 없지않아= 현재 노조와 산업은행,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철수론은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은 이미 한국지엠에 대해 지난 6월 차입금 28억달러(3조1600억원)에 대해 출자금으로 전환했다. 또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8630억원에 대한 이행을 마쳤다.



▲ 지난 5월 경영정상화 합의에서 GM은 한국지엠에 대해 총 64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으로부터 약속받은 유상증자 8000억원 중 4045억원도 받아놓은 상태다. 남은 금액은 연말까지 받기로 했다.

GM은 이와 별도로 한국지엠에 향후 10년간 시설투자에 20억달러, 운영자금에 8억달러 등 총 36억달러(4조500억원)를 추가투입하기로 했다.

GM으로선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상황에서 1~2년내에 당장 철수를 할 이유가 없다. 지난 5월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경영정상화 합의에서도 GM은 향후 5년간 지분매각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후 5년간 지분 35% 이상의 1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철수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GM은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일자리 효과를 명분으로 내건 호주정부로부터 300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고 호주공장을 운영했으나 2013년 보조금 중단을 발표하자 곧바로 철수를 선언했고 실제 2017년 10월 호주공장을 폐쇄한 경험이 있다.

GM으로서는 이번 법인분리를 계기로 꼭 필요한 연구개발 부문은 건드리지 않고 생산공장에 대해서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되, 여의치 않을 경우 판을 걷고 떠날 수 있는 기본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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