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뒤통수 친 한국지엠 법인분리와 알고도 뒤통수 맞은 산업은행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8-10-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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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인천부평공장에서 한국지엠 법인분리와 관련한 주주총회에 참석하려 했던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노조의 주총장 봉쇄에 가로막혀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6개월전부터 예고됐던 한국지엠 법인분리, 손놓고 있던 산업은행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한국지엠의 법인분리를 놓고 2대 주주 산업은행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6개월 전부터 예고된 수순이었음에도 알고도 뒤통수를 맞은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지엠은 19일 인천 부평공장 내 비공개장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법인을 한국지엠(생산·정비·판매)과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R&D·디자인)으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주총 참석을 통보받고 부평공장으로 달려갔지만 주총 자체를 원천봉쇄하려던 노조 측에 가로막혀 주총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법인분리에 대해 “하자가 있으며 가능한 모든 법적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오래전부터 법인분리를 준비해온 GM본사=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결정은 이미 지난 4월 군산공장 폐쇄와 그에 따른 경영정상화 방안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다.

산업은행과 GM 본사간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합의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GM측이 법인분할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산업은행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합의를 보류했다. 합의를 보류했다고 해서 산업은행이 법인분리 자체를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며 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논의해보자는 차원이었다.

법인분리 얘기는 지난 7월에도 한차례 나왔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7월20일(현지시간) 한국지엠이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콤팩트 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 및 차량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고 밝히면서 연구개발 부문을 따로 떼어낼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법인분리 과정에서 보여준 산업은행의 기본자세 역시 “법인분리가 필요하다는 보다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달라”는 것이지 법인분리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 지난 5월 합의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법인분리 내용이 빠져있다. [그래픽=연합뉴스]

근거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동의할 수 없으니 일단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 있도록 법인분리 계획을 반대하겠다는 것이 산업은행 측의 기본 전략이었다.

▶잇단 법인분리 예고에도 손놓고 방관하던 산업은행= 지난 4월 경영정상화 합의과정에서 법인분리계획이 나왔고 지난 7월 엥글 해외사업부문사장이 다시한번 법인분리 가능성을 언급했음에도 산업은행은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현재의 주주구성을 보면 산업은행은 2대주주라고는 하지만 표대결에서는 GM을 이길 수 없는 구조다.

소액주주가 전혀 없는 회사 지분은 GM 본사와 계열사가 76.96%, 산업은행 17.02%, 중국 상하이자동차 6%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83대 17의 구조인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아무리 반대해도 표대결로 밀어붙이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산업은행이 반발하는 이유는 법인분리가 비토권(특별결의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안건이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경영합의화 당시 한국지엠에 7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자산 20%이상의 매각건과 주요 경영의사건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산업은행이 이미 법적대책 강구를 밝힌 만큼 법인분리가 비토권 대상인지 여부와 주총결의가 유효한지 여부를 놓고 향후 치열한 법정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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