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100) 휴가갈 때 추천하는 도서 목록 2탄
윤혜영 선임기자 | 기사작성 : 2018-10-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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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떠나기 좋은 가을…휴가지에 동행할 책들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 담은 ‘유라시아 횡단 기행’, 아버지의 의미 재발견하는 ‘아버지’ 등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여행은 그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출발할때의 설레임이 주는 기쁨도 매우 크다. 사진을 찍어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재미있는 책과 함께 하는 비행이나 기차여행, 수영장에서의 휴식은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휴가지에 가지고 가면 좋을듯한 책들을 몇 권 추려보았다. 학문적 소양에 도움이 되는 심도깊은 책들은 제외하고, 몰입도가 좋아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빠른 페이지 터너 (page turner)위주로 몇 권 소개드린다.




폴 써루 (Paul Theroux) - 유라시아 횡단 기행

인도와 스리랑카를 잇는 열차, 만달레이 특급 열차, 말레이시아 황금화살호, 베트남의 완행 열차들, 오리엔트 특급 열차, 북극성호, 시베리아 횡단 열차. 폴 써루가 유라시아를 횡단하며 탔던 열차들이다.

"나는 기차에 올랐고 거기에 사람들이 있었다"

"보스턴과 메인이 맞닿은 거리에 살던 어린 시절, 기차가 지날 때면 나는 늘 거기에 타고 있는 내 모습을 꿈꾸었다."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 적당히 두껍고 내용도 재미있어 여행을 떠날때 가지고 가기에 제격인 책이다.




■ 현태준의 대만 여행기


요즘 젊은 세대들은 더이상 서적에서 여행정보를 구하지 않는다. 더 나이든 세대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현지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올라오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최신판 여행서적을 사서 부록으로 딸린 지도를 탐독하고 줄을 치던 시절도 이젠 과거형이 되어버렸다.

'현태준의 대만여행기'는 단순히 재미있는 책을 보는 기쁨으로 구입하였다. 재밌는 그림과 함께 대만여행기를 읽다보니 그 나라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머지않은 시일에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책과는 별개로 대만 여행을 계획한다면 '허 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비정성시'도 보면 대만의 역사적 유물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보일듯 하다.




■ 다니구치 지로 - 아버지


'다니구치 지로'를 좋아한다. 가끔 서점이나 도서관에 들러 책구경을 하는 것을 즐기는ㄴ 데 눈에 그의 책이 보이면 내용도 보지 않고 그냥 가지고 온다. 그가 쓴 책은 어떤책이든 '이름값'은 한다.

이 책은 며칠전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만화책인데 '아버지'라는 다소 진부한 이름에서 대충 스토리가 연상되어 지나치려다가 저자의 이름을 보곤 챙겨온 책이다.

1994년'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터벌'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한사람의 어른을 성장시키는 데에 가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겠는지 생각해본 책이다.




■ 다니구치 지로가 만든 책들


집에 있는 '다니구치 지로'의 책을 꺼내 보았다. 고독한 미식가, 열네살, 도련님의 시대가 있다. 고독한 미식가는 인기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열네살은 1998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수상작이다. 타임슬립을 주제로 한 만화책으로 재미가 좋아 책장 넘어가는 속도에 가속도가 점점 붙는다.

'도련님의 시대'는 메이지 시대를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그 주변 지식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 이우일 -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도날드 닭'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우일씨가 미국 포틀랜드에 일년간 살면서 쓴 여행산문집이다. 삽화가 생각보다 적었지만 포틀랜드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그 도시에 가본듯 머릿속에 그려졌다.

연중내내 비가 오는 포틀랜드, 면세지대라서 쇼핑하기 좋은 포틀랜드, 문신을 좋아하고 수다를 좋아하는 포틀랜드 사람들. 나도 기회가 되면 이우일씨처럼 포틀랜드에서 집을 렌탈해 세 달 쯤 살아보고 싶다. 저자가 좋아했던 'Powell's Books' 서점에서 매일매일 책을 읽고, 드래프트 비어를 마시고 벼룩시장이나 장미공원으로 나들이 가고 싶다.




■ 이문구 - 관촌수필


몇 번을 보아도 언제나 새로운 재미가 있는 책이 다들 몇권씩 있을 것이다. 내게는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그러하다. 별을 보고 길을 찾을 수 있었던 시절. 유교문화가 엄격했던 농촌에서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주변인들의 인생을 담고 있다.

소설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가는 갑남을녀들의 애환을 묵직하게 풀어놓았다. 재미있는 사투리 해석은 이문구 책의 또다른 재미이다.

오래 끓인 진한 숭늉을 들이키는듯한 구수한 맛이 살아있는 소설이다.




■ 히가시노 게이고 - 백야행


백야행은 수년 전 한국에서 영화로도 리메이크 되었다. 손예진씨가 주인공 역을 맡았는데, 괜찮은 소설들은 영화화 안되는게 좋을 것 같다. 원작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아무리 완성도 있게 만들어져도 소설적 환상에 대한 기대감을 뛰어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행시간이 긴 곳으로 떠난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나 비행의 소음 정도는 가볍게 잊힐만큼 재미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 공지영 - 딸에게 주는 레시피


몇달 전 이석증으로 쓰러져 5일 정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이틀은 그럭저럭 견딜만 했지만, 삼일이 지나니 지루해서 몸살이 났다. 외출증을 끊어 근처의 서점으로 가서 책을 두 권 사왔다.

그러자 잉여의 시간이 견딜만한 시간으로 바뀌었다. 책의 내용은 엄마가 딸에게 전달하는 '인생'의 이야기이다. 인생이 녹록치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힘든것만도 아니며, 살아가는 중간중간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잘 살아가라는 메시지이다. 쉽고 간편한 요리 레시피도 맛깔나게 소개하고 있어 책을 덮고 나니 버터에 구운 바나나와 소고기 콩나물국이 먹고 싶었다.




■ 천명관 - 고래

마치 영화를 보는듯 손에 땀을 쥐는 흥미진진함이 끝날때까지 휘몰아치는 소설이다. 책장을 한번 열면 결말을 볼 때까지 책을 닫을 수 없을만큼 소설적인 재미가 뛰어나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에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페이지 터너'라고 지목할만 하다. 이 책을 보고 '천명관'에 대한 다른 책들도 찾아봤는데 영화화 된 '고령화가족'도 재미있고, '나의 삼촌 브루스 리'도 만만치 않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누구도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소설이 끝나고도 오래도록 'Georges Brassens'의 “행복한 사랑은 없다네”가 귓가를 맴돌았다.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윤혜영 선임기자 geo05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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