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민간위탁업체 배만 불리는 ‘취업성공패키지’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8-10-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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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의‘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이 관리 부실로 민간 위탁업체의 배만 불리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성공패키지 위탁사업, 품질 개선 시급해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정부가 한 해 수천억 원을 들여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이 정작 취업준비생을 지원하기보다는 민간위탁기관의 배만 불리는 데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률을 부풀려 실적 쌓기에만 급급한 정부가 민간위탁기관에 지원금만 주고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 2009년부터 도입됐다. 고용노동부가 개인별 취업 계획에 따라 진단·경로 설정, 직업훈련·창업지원, 취업알선 등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업준비생이 구직에 성공하면 취업성공수당 등을 지급하는 국비지원 제도다.

민간위탁기관 총 736개, 운영비 총 4400억원 규모

실적 위주 사업에 질적 서비스 저하..“민간업체 매출만 올려”

20대 취준생 “취성패에서 소개한 일자리는 말도 안되는 연봉”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기관은 지방 분소 등을 포함해 총 736개에 달한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들 민간위탁기관을 통해 교육을 받거나 일자리를 소개받는다. 위탁기관들은 취업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고 차년도 사업 참여에 반영한다. 문제는 참여기관들의 성과지표가 실적을 토대로 한 정량 평가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위탁업체가 차년도 계약 연장을 위해 실적을 우선시 하다보니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20대 취업 준비생은 “취성패에서 알선해준 곳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회사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소규모인데다 원하는 분야와 전혀 상관 없는 곳으로 소개해줬다”며 “상담 실무자도 제대로 매칭을 해주기보단 말도 안되는 연봉을 제시하는 기업을 소개하는 등 성과만 올리려 최저눈높이에 맞춰 상담을 진행했다”고 불만을 내비췄다.

한 40대 구직자는 “규모가 큰 위탁기관에서 직업상담사를 통해 상담을 받았는데 나이에 맞지 않는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하는 걸 추천했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다보니 취성패에서 소개 받는 직장에도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노동부의 관리 부실 속에 구직자들은 제대로된 취업서비스를 받지 못해 취업과 퇴사를 반복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의 취업률은 평균 60%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약 40%는 취직 후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취업 실적을 올린 위탁기관들은 사실상 고용노동부의 지원금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위탁기관으로 들어간 지원금은 기본급과 취업 실적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 1411억2745만원에 달했다. 참여수당과 운영비까지 합하면 4400억원이 넘는다.

이상돈 의원실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취업성공패키지를 포함해 대부분의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을 민간업체에 위탁만 맞긴채 서비스의 질에 대한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보니 정부 지원금이 마치 민간업체의 매출 올리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업체 평가도 부실..지원금 가장 많이 수령한 업체도 C등급

취성패 참여한 332개 민간업체 중 C·D 평가 받은 업체만 147개


이 같은 부실 운영은 민간위탁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평가체계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A부터 E등급까지 위탁기관에 대한 평가를 매겨왔다. 등급에 따라 차년도 사업 참여 제한 조치를 받기도 한다.

평가는 전체 736개 위탁기관 중 같은 회사의 분사무소 등을 제외한 332개 업체가 받는다. 지난해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업체는 단 27개에 그쳤다. B등급은 68개, C등급은 79개로 가장 많았고, D등급 69개, E등급도 27개로 집계됐다.

지원금 수령액 기준으로 상위 5% 기관을 살펴보면 ㄷ기관은 C등급을 받았지만 지원금이 약 9억원으로 가장 많이 수령했다. D등급을 받은 글로벌 업체인 ㅇ기관도 5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은 업체도 4억6000만원이나 수령했다. 이 가운데 한 업체는 19개 지사 중 12개가 D, E로 낮은 등급을 받아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위 등급을 받더라도 곧바로 제한조치를 받거나 퇴출되지 않는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평가기준이 4등급(A~D) 체계로 바뀌면서 상위 A와 B등급 비율이 35%에서 60%로 상향 조정된다. 관리 부실 문제가 지속되는 사업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적용하기보다는 오히려 완화하는 것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관리 부실도 문제인데 평가 등급을 완화하겠다는 건 사실상 부실 기관의 참여 제한 조치를 더 적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민감위탁기관들이 자신들의 주요 사업보다는 정부 지원금으로 회사를 키워나가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작년까지 유지한 5등급 평가체계에서 제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최하 등급인 E등급의 배분율이 10%였는데 올해부터 4등급 체계로 조정시 조치를 받는 D등급의 배분율이 15%로 높아지기 때문에 평가기준 완화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민간위탁기관에 대한 정량 평가 기준에 고용유지율 평가를 신설하는 등 질적인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는 평가 항목 마련했다”며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에 대해 장기간 근속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알선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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