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저유소 화재 이후… 전국 축제서 잇따라 풍등 행사 ‘취소’ 中
김정은 기자 | 기사작성 : 2018-10-11 07:20
661 views
N
  

▲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달구벌 관등놀이 소원풍등날리기 행사에서 입장객이 소원을 적은 풍등을 하늘로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양시 저유소 화재 원인 ‘풍등’으로 밝혀지자 전국 축제서 잇따라 풍등 행사 취소
 
쓰레기  문제·화재 위험 등 조명되면서 안전 정비 강화해

   
(뉴스투데이=김정은 기자) 지난 7일 고양시에서 일어난 저유소 화재 원인이 한 외국인 근로자가 날린 ‘풍등’ 불씨인 것이 밝혀지면서, 전국에서 풍등 행사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저유소 화재 사고는 17시간이나 활활 타면서 43억 원 가량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풍등 행사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 밤에 열리는 축제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인터넷 등에서는 1개 500원~1천 원 정도에 한지나 합성섬유로 된 중국산 풍등을 쉽게 살 수 있다.
 
과거에도 풍등 때문에 산이나 들에 불이 난 사례도 없지 않으나, 이번처럼 대형 화재가 난 적은 없다.
 
현행법은 풍등을 날리는 것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지는 않으나, 지난해 12월 개정된 소방기본법 12조는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이 풍등 등 소형 열기구 날리기, 그 밖에 화재 예방상 위험하다고 볼만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번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축제 때 풍등을 날려 온 지자체마다 풍등 행사를 취소하거나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북 진안군은 오는 18일부터 나흘 동안 여는 '2019 진안홍삼축제'때 풍등 날리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축제 도중 한 참가자가 날린 풍등 불이 마이산 주변 나무에 옮겨붙는 등 화재 우려가 커 풍등을 띄우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올해 축제 때는 풍등 행사를 주민과 관광객 소원을 적은 풍선을 날리는 행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지난 9일 축제를 끝낸 '제22회 전북 무주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는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풍등 날리기 행사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올해 무주반딧불축제 때는 '반디 소망 풍등 날리기' 행사가 6일 동안 진행됐다.
 
제전위원회는 이번에 별다른 사고가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한꺼번에 날리는 풍등 개수를 줄이고 재질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풍등 낙하 예상 지점에 배치되는 모니터링 요원 수도 늘릴 방침이다.
 
무주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 관계자는 "저유소 화재 원인과 지역 축제의 풍등을 곧바로 연관 짓기는 어렵지만, 사고를 계기로 풍등 취급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이자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매년 9월이면 열리는 효석문화제 때 강원 평창군 봉평면의 하얀 메밀꽃밭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소망을 담은 형형색색 풍등을 날리던 모습을 내년부터는 보기 힘들어졌다.
 
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이효석문학선양회는 내년부터 풍등 날리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환경문제 때문에 폐지를 고민하던 차에 저유소 화재가 풍등 행사를 없애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주최 측은 매년 소방당국 허가를 받아 효석문화제 때 풍등 날리기를 진행했다.
 
직원들은 이튿날 새벽까지 남아 풍등을 수거해왔다.
 
충남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공주 백제문화제에서도 풍등은 인기 아이템이었다.
 
금강 일원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장관을 연출하곤 했다.
 
그러나 역시 내년부터는 풍등을 띄우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공주시 측은 "(화재 위험 외에도) 땅이나 강에 떨어진 풍등을 수거하는 일이 쉽지 않아 계속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제주도에서는 축제와 행사에서 종종 이뤄지던 '풍등 날리기'가 사라지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지난 6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마다 '중문골프장 달빛걷기'를 운영하면서 소망기원 풍등날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곤 했지만, 지금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풍등 날리기 호응이 크지만, 소방서에서 자제요청이 들어오고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지난 6월 바닷가 쪽으로 바람이 불 때 한차례 실시한 뒤 이후부터는 풍등을 날리지 않는다"며 "이를 대체할 야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는 13∼1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메밀체험관에서 개최 예정인 2018 제주 메밀축제 때는 풍등 만들기 체험이 취소됐다.
 
축제 관계자는 "단순히 풍등을 만드는 체험이지만 누군가 혹시 풍등을 날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는 연말과 새해를 전후로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풍등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화재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올해 1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철제 구조물에 풍등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같은 달 부산 기장군 삼각산 인근 50만㎡를 태운 대형 화재 원인으로 풍등이 지목되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미상으로 결론 났지만, 삼각산 인근 임랑해수욕장에서 풍등 날리기를 했던 마을 주민들은 내년부터 행사를 없애기로 했다.
 
해운대해수욕장도 일대에 '풍등 날리기 금지' 안내 팻말을 부착하고, 풍등 판매를 단속하고 있다.
 
해운대 관광 시설사업소 관계자는 "바다에서 풍등을 날리면 강한 바람에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연말연시와 정월 대보름 기간 계도 위주의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