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중장년층 울린 금융위·금감원 ‘퇴직자 재취업’의 심각성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8-09-1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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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금융위에서 퇴직한 부모와 그 자식이 협력해 서민층 분노 키우는 중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기회는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사 취업준비생이 아닌, 퇴직을 앞둔 금융권 직원, 전국 중·장년 예비 퇴직생들 마저 현실 속 불평등 앞에서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자녀 특혜채용에 이름을 올렸던 금융감독원이 이번엔 ‘퇴직자 재취업’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또한 10년 간 퇴직자 재취업 100%를 자랑하면서 중·장년층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있다.

지난해 취업준비생들에게 특혜를 입은 자녀들이 ‘금수저’로 좌절감을 안겼다면, 금융위·금감원 퇴직자들 자신들도 ‘금수저’를 물고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금융 관련 기업 및 기관으로 퇴직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금융감독기관에 몸담았던 부모와 그 자식이 나란히 협력해 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평범한 중·장년층은 퇴직금 쏟아 ‘창업’하거나 취업박람회 찾아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남은 생이 많게는 약 40년을 앞두면서 경제적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의 중장년층이라면 퇴직금으로 창업을 하거나 인생 이모작을 위해 중·장년 취업박람회 앞에서 이력서를 들고 서성인다.
 
그러나 금융감독기관 출신들의 재취업은 ‘품격(?)’이 넘친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총 퇴직자 111명 중 77명(73%)이 금융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취업제한여부 확인요청에 대한 검토의견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취업제한 심사를 신청한 25명(29건)에 대해 단 한 건도 예외 없이 ‘취업이 가능하다’고 작성했다. 이들은 모두 인사혁신처 심사를 통과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취업제한 심사제도는 유명무실, 지난 10년간 심사대상 전원
허가 

문제가 되는 것은 ‘취업제한 심사과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 금융위는 인사혁신처를 통해 심사과정을 거친다. 

기관 모두 재취업 심사에서 확인하는 부분은 ‘직무관련성’이다. 물론 업무 관련성이 낮은 사례도 있지만 일부의 사례는 깊은 연관이 있음에도 재취업에 성공해 심사에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예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지냈던 김 모씨는 2014년 퇴직 후 2년 만에 재취업 심사를 통과하고 핀테크 업체 고문으로 취업했다. 이 때 금융위가 인사혁신처에 제출한 검토 의견서에는 김 씨가 해당 업체의 업무를 직접 처리한 적이 없어, 업체와의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씨가 근무한 ‘금융서비스국’은 전자금융 관련 허가·등록·감독 등을 맡고 있는 곳이다.

금감원과 금융위의 뻔뻔함이 분노 키우는 중
 
지난 8월 ‘경제 검찰’의 위상을 실추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부적절한 재취업 관행’이 금융위, 금감원에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철저하고 엄격한 내부 심사가 따라줘야 할 것이다.
 
공정위는 이달 18일부터 조직 쇄신방안의 후속 조치로 ‘내부 감찰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는 정재찬 전 위원장 등 전·현직 고위급 12명이 퇴직 간부 취업 알선 등의 혐의로 기소된 데에 대한 후속조치다.

그러나 금감원과 금융위는 반성의 기미도 없다. 적법절차를 거쳤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해결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0%인 것처럼 보인다. 국민은 절망하는 데 정부는 ‘합법’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 국민은 그 뻔뻔함에 더욱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지우 기자 hap2ji@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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