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10) 사이판에서 다이빙⑤ B-29폭격기 잔해 속의 47분
최환종 칼럼니스트 | 기사작성 : 2018-09-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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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당시 B-29폭격기가 추락한 지점에서 보트 다이빙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Eagle Ray 포인트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 휴식과 점심 식사를 한 후, 다시 보트를 타고 B-29 포인트로 이동했다. 아침에 다이빙을 나설 때, 친구와 필자는 오늘 다이빙은 두 번만 하기로 했었는데, 다이빙 마지막 날이고 날씨도 좋아 보트 다이빙을 한번 더 하기로 했다. 그리고 간 곳이 B-29 포인트이다. 이 포인트는 2차 대전 당시 B-29 폭격기가 추락한 지점이다.

친구는 다이빙을 시작한 이래 가장 안정된 자세로 입수했다. 그리고 우리는 강사의 안내에 따라 B-29 잔해가 있는 지점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생각과는 달리 대형 프로펠러 두 개, 약간 남겨진 동체와 날개, 계기판을 포함한 조종석 등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 잔해가 2차 대전 당시 하늘을 주름잡았던 B-29 라니...

조종석은 조종사 좌석과 비행 계기판이 형태만 갖추고 있었다. 필자는 2차 대전때 비행했던 이 비행기의 계기판을 둘러보면서 그 당시의 조종사들은 이러한 계기를 가지고 어떻게 비행을 했을까 잠시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강사가 손짓을 한다. 가보니 B-29에 장착되었음직한 기관총의 실탄을 보여준다. 크기와 형태를 봐서 12.7mm 탄(彈, Caliber 50 기관총탄)인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확인한 결과 B-29는 자체 방어용으로 구경(Caliber) 50 기관총을 장착하고 있었다. (Caliber 50의 의미는 구경이 0.5인치, 즉 구경이 12.7 mm 이라는 뜻이다. 50 미리 기관총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까지 바다속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음에 잠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 B-29 잔해 근처에 있던 12.7mm탄

B-29잔해 주변에 다양한 어종은 없지만, 최고 품질의 사진 찍어

수심 깊지 않아 긴 시간 동안 다이빙 즐길 수 있어

B-29 잔해 주변에는 난파선 같이 다양한 어종은 없었다. 아마도 대형 난파선 같이 어류들이 둥지를 틀만한 적당한 곳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다만 근처를 다니며 작은 물고기와 몇몇 수중생물을 관찰할 수 있었고, 수심이 깊지 않아서(최대 8.3 m, 평균 6.5 m)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다이빙을 즐겼다. (다이빙 시간 47분)

이 지점에서 다이빙하면서 얻은 또 다른 소득은 수중 촬영을 하면서 올림푸스 TG-5의 수중 접사 모드를 많이 연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첫 날 다이빙 때는 하우징 렌즈에 습기가 서려서 제대로 된 사진을 촬영하기가 어려웠지만 이날은 조명(햇빛, 수중 라이트), 조류, 하우징 렌즈 상태도 모두 양호해서 사진 촬영하기에 좋았다. 물론 아직 누구에게 보여주며 자랑할 실력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촬영한 사진중 비교적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 늘 한쌍으로 다닌다는 물고기, 이름은 확인하지 못했다.

한편, 강사는 사이판에서 20여년간 다이빙을 했던 만큼 수중환경에 대해서 소상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다양한 수중 생물(특히 엄지 손톱만큼 작은 투명한 새우, 게 등등)을 찾아서 보여줄 때는 바다속 어류들의 집주소를 모두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가지, 강사의 사진 실력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강사의 카메라는 조금 오래된 모델이고 별도의 조명장치도 없는데도, 몇몇 사진을 보면 순간포착은 물론 피사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오랫동안 바다에서 다이빙하면서 촬영한 경험도 무시 못하겠지만, 고가의 촬영장비도 없이 훌륭한 사진을 촬영하는 강사의 사진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아무튼, 이 강사와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다이빙을 하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다이버를 배려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강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같이 동행한 친구는 첫날과는 확연히 달라진 자세로 바다속에서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가끔은 필자의 카메라를 받아서 사진을 촬영하는 여유도 보여주었다. 이제 웬만큼 수중활동에 적응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물속에서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끼며 유영하는 동안 어느새 공기가 30바 이하로 떨어졌다. 사이판에서의 다이빙이 끝나감을 아쉬워하며 안전정지 준비를 했다.



▲ 안전정지중인 친구와 강사

필자와 친구, 2명의 남자가 사이판에서 보낸 열흘은 '진정한 휴식' 

안전정지를 마친 후, 대기 중이던 보트 위로 올라와서 스쿠버 장비를 벗었다. 그리고 친구와 강사, 필자 모두 다이빙을 즐겁게, 무사히 마쳤다는 의미의 악수를 나누었다. 바다는 오늘따라 유난히 맑고 푸르게 보였다. 사이판을 기억하라는 듯이.

특히, 친구는 오늘 다이빙을 하면서 수중환경에 매우 잘 적응했음을 만족스럽게 느낀 것 같았고, 필자도 이제는 다이빙하러 갈 때 동행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우리는 사이판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친구와의 여행! 남자 둘이서 여행 간다고 했을 때 주위 친구들은 대부분 ‘매일 술이나 마시겠지’ 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그러나 열흘간의 여행은 매우 건전했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시간이었다. 친구와 필자는 이번 열흘간의 여행이 진정한 휴식을 취한, 심신의 갱신을 도모한, 값지고 흐뭇한 여행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끔 이런 기회를 만들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후 공항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친구와 필자는 다음 여행과 다이빙을 기약하면서 헤어졌다. 사이판에서의 멋진 다이빙을 생각하면서.

(다음에 계속)



- 최 환 종  (崔 桓 種) -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최환종 칼럼니스트 3227c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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