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의료민영화 '음모론'에 발목 잡힌 복지부의 바이오헬스 일자리 창출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9-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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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일자리위원회 사전브리핑을 통해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2년까지 바이오헬스,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IP) 분야에 걸쳐 민간 일자리 10만1000개를 만드는 게 그 골자이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 7차회의서, 바이오헬스 일자리 4만 2000개 창출 결정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11일 향후 5년 간 4만2000개의 바이오헬스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획을 확정했으나 의료계와 민주노총이 ‘의료 민영화’를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어 노동계의 반대가 최대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7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제약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키워 지난해 현재 14만 4000개인 바이오헬스 일자리를 2022년까지 18만 6000개를 늘리는 고용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 1828억원, 내년 188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의료계 등은 정부의 바이오헬스 일자리 창출 계획 핵심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ICT기기를 활용한 ‘원격진료’ 허용에 있고, 그럴 경우 수혜자는 관련 대기업에 국한될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해왔다. 동네 병원 등 기존 의료계의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복지부, 의료계 등 반발도 조정하지 않고 문 대통령 의식한 ‘전시행정’ 치중

그러나 복지부는 이 같은 노동계와 이해집단의 이해갈등을 조정하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발표를 강행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을 의식한 ‘전시행정’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현상에 직면한 문 대통령은 심각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때문에 정부 각 부처에 규제개혁을 골자로 한 혁신성장 청사진을 제출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복지부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갈등만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도 원격진료 허용을 추진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돤 바 있다.

실제로 민노총은 7차 일자리 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고 “일자리 위원회가 의료 민영화 우려가 강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복지부의 3만5000개 일자리 창출 계획은 원격의료 등과 관련

더욱이 노동계와 의료계의 반발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복지부의 4만 2000개 일자리 창출 계획의 세부 내역은 제약·의료기기·화장품분야 3만500개, 창업 지원분야 4000개, 미래신산업 육성분야 1000개, 글로벌진출 지원분야에서 2000개 등이다.

원격진료와 관련된 의료기기 분야 등이 바이오헬스 산업 일자리 창출의 핵심 포인트인 것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7월 1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격오지 환자를 대상으로 대면 진료를 하고 정기적 관리는 원격 의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 등이 격렬하게 반발하자 지난 8월 23일  격오지, 군부대 장병, 도서 및 벽지 주민 등에 한해 의사와 환자간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도시 지역을 제외한 것이다. 도서 벽지등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환자 등은 1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진료는 의사와 의사간에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산간 벽지의 환자가 서울의 큰 병원 의사로부터 원격진료를 받으려면 인근의 의원이라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의사와 환자 간에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의료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되면 의료기가뿐만 아니라 ICT산업도 동반 성장


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한 원격진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격진료가 활성화되면 의료기기 산업 및 빅데이터 등 관련 ICT산업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의료계 등은 오진 가능성, 동네 병의원의 도산 등과 같은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한다. 더욱이 ICT대기업이 의료산업에 대거 진입함에 따라 사실상 공적 영역인 의료시장의 민영화를 부채질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원격진료 제도 실시는 대기업의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0~13년 원격 의료 시범 사업을 실시했을 때도,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 특혜론 해명하고 동네 병의원 지원 대책도 병행돼야

따라서 복지부가 원격의료 허용 및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계획을 실현하려면, 위기의식이 강한 동네 병의원의 일자리 보존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노동계와 국민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의료기기 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 근거는 미국 등 ICT 선진국들은 원격의료 비율이 10~20%에 달하고 관련 산업도 성장하는 효과가 크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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