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서치 (2017 / 미국 / 아니쉬 차간티)
이지은 기자 | 기사작성 : 2018-09-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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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치' 포스터 ⓒ소니픽처스

디지털 시대 새로운 포맷의 영화

지금의 대중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동시대적인 작품'

(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 영화 '서치' 스틸컷 ⓒ소니픽처스


>>>시놉시스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 영원할 것만 같았던 데이빗(존 조) 가족의 행복은 파멜라(사라 손)의 죽음으로 크게 흔들린다. 아내를 잃은 데이빗은 딸 마고(미셸 라)에게 가급적 파멜라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고는 아빠의 그런 배려에 오히려 소통의 단절을 느낀다. 알게 모르게 골이 깊어지는 부녀 사이.

오늘도 마고는 친구들과의 스터디로 늦을 거라는 말을 뒤늦게 아빠에게 전한다. 다정스러운 말 대신 잔소리만 늘어놓고 종료된 영상통화. 그 날 밤 데이빗이 홀로 잠든 사이 마고의 부재중 전화 세 통이 울린다. 아침이 되어서야 이를 확인한 데이빗은 종일 연락을 시도하지만 마고는 응답하지 않는다.



▲ 영화 '서치' 스틸컷 ⓒ소니픽처스

>>>21세기판 나를 찾아줘

실종된 혹은 스스로 자취를 감춘 자를 찾는 이야기는 거의 모든 스릴러물의 기본 설정이라 해도 무리가 없고, 그것에 대한 내러티브와 형식적 실험이 이처럼 꾸준한 장르도 드물다. <서치>는 그런 실험의 꽤나 새로운 버전이자 진정한 디지털 시대의 포맷을 선보인다.

영화는 단 한 컷도 디지털 기기의 창 밖을 나가지 않는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그 기본으로 하고 있다. 화면의 단조로움을 줄이고자 각종 뉴스 릴과 CCTV 등 현대인의 일상적으로 접하는 영상들도 이용되지만 이들의 재생도 대부분 모니터 창을 통하는 방식. 우리 스스로 하루 중 절대적인 시간을 업무와 개인용도로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프레임 안을 들여다 보긴 하지만 100여분 내내 그것으로만 영화를 구성한다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다.

몇 년 전 <언프렌디드>(2014)가 거의 같은 방식을 취했으나 러닝타임이 겨우 80여분 남짓이었던 것은 그 형식적 한계 때문이었고, 작품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 형식적 아이템을 넘어서는 이야기와 공감지수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치>는 웹 페이지 위를 옮겨 다니는 마우스의 화살표 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제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인터넷 사용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시간을 15~25년 정도라고 한다면, 영화 속 등장하는 딸 마고가 태어난 때가 2000년대 초반이니 이미 충분히 그녀의 모든 인생이 디지털로 기록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인화된 사진, CD나 카세트 테이프 등 각종 추억거리들을 굳이 실물로 보여주지 않는다 해도 마고의 생애를 손쉽게 모니터에 띄울 수 있는 세대.

익숙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이런 일상성은 굳이 인물의 클로즈업과 대사가 빈번하지 않아도 웹상의 텍스트와 기록만으로도 관객의 이해와 공감을 산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지금 그 나이일 수 밖에 없으며, 이 영화는 지금 만들어질 수 밖에 없고, 지금의 대중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 어떤 시대의 영화보다 동시대적인 작품인 것이다.

오히려 노트북, 스마트폰, CCTV, 드론,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유투브로 가득 채워진 영화 속 인터페이스와 플랫폼들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보게 됐을 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지 궁금하다.


▲ 영화 '서치' 스틸컷 ⓒ소니픽처스


>>>존 조, 그래서 아시안 아메리칸 무비?

보는 입장에서야 모니터에 뜬 영상과 여러 웹 창들이 움직이고 가려지고 옮겨가는데 어떤 불편함이 없지만, 이 모든 것이 만들어지기 전 상태에서 (아마도 가이드 정도만 띄우거나 아예 블랙인 모니터를 보며) 연기했을 존 조의 고생스러움은 블루 스크린에서 보이지 않는 우주 괴물을 상대하는 히어로의 연기만큼이나 어려웠을 것이다.

일종의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 중의 하나로 읽어내는 일이 가능이야 하겠지만, 실상 영화 속 등장하는 이들 한국계 가족의 이야기는 특별히 제3세계 출신 미국인의 어떤 특성이나 선입관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그 동안의 헐리웃 영화가 중국인이든 인도인이든 동남아인이든 출연시키기만 하면 그런 요소를 굳이 집어넣어서 생긴 선입관 탓일 게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아시아계 배우가 스릴러의 주인공이 된 첫 사례라는 설명은 사실 무의미한 사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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