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10) 사이판에서 다이빙③ 세계적 명소 그로또 포인트의 첫 날
최환종 칼럼니스트 | 기사작성 : 2018-09-03 18:36   (기사수정: 2018-09-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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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기운 있던 친구, 수압 이기기 위한 '발살바' 어려워 입수 포기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첫 다이빙을 한 다음날은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자동차를 빌려서 사이판 섬을 한바퀴 돌아봤다. 지도를 보며 다녔는데, 섬이 워낙 작다 보니 오후에 여기저기 다녔어도 해질 때까지 대부분 돌아봤다. 다음날 다이빙하기로 계획한 그로또 포인트(Grotto point)도 미리 가보았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약간 내리고, 파도가 거칠게 일어서 다음날 다이빙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음날 아침, 하늘을 보니 구름이 끼어 있고, 바람 방향은 북서풍이었다. 그로또 포인트는 섬의 동쪽에 있으니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로또 포인트로 향했다. 다이빙 포인트중 세계적으로도 손꼽는다는 그로또 포인트는 ‘메이다이브 1968’의 창설자가 최초로 발견하였다고 한다.

한편, 친구는 며칠동안 피로가 겹쳤는지 아침에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했다. 필자가 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첫 다이빙하던 날 다이빙을 마친 후 조금 추웠다고 했는데 그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러한 상태로는 그로또 포인트 다이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친구에게 의향을 물어보니 친구 답변은 반반이다.

다이빙 하고 싶기도 하고, 다이빙 하자니 컨디션이 걱정되고. 그래서 필자가 과감히 결정했다. 오늘 다이빙은 나만 하고 친구는 같이 가서 현장 견학이나 하자고. 필자가 친구의 상태를 우려했던 것은 감기 기운이 있으면, 유스타키오관(이관(耳管))이 막혀서(부어서) 발살바(Valsalva)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발살바(Valsalva)가 잘 안되면 귀에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



▲ 다이빙 전 친구와 기념사진, 뒤에 보이는 GROTTO 팻말 뒤로 108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뉴스투데이

다이빙을 할 때 수중에서는 수압 때문에 귀에 압착이 오면서 통증도 같이 오는데, 이는 가운데 귀(중이)의 압력과 바깥 귀의 압력 차이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이때 침을 삼키거나 입과 코를 잡고 날숨을 세게 쉬면(이 방법을 Valsalva 라고 한다) 압착을 해소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고도를 높이거나 낮출 때, 빠른 기차를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갈 때 귀가 먹먹해 지는 것도 가운데 귀(중이)의 압력과 바깥 귀의 압력 차이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주차장에서 다이빙장까지 108계단 내려가야

아쉽지만 친구는 그로또 포인트 다이빙을 포기하고 위에서 견학하기로 했다. 현장에 가서 보니, 약간의 파도가 있었지만 다이빙은 가능한 상태로 보였다. 또한 다이빙 현장에는 지역 보안관이 와서 바다 상태(파도, 바람 등)를 보면서 다이빙이 가능한지 여부를 최종 확인하고 다이빙을 승인했다.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촬영장비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오늘은 좋은 수중영상을 얻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그리고 다이빙 입수 지점까지 108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가지! 그로또 포인트 다이빙이 다 좋은데, 한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주차장에서 다이빙 입수 지점까지 108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또 포인트 안내 책자에는 계단이 100 몇 개라고 쓰여 있는데, 필자가 세어 볼 때마다 틀린다. 아마 오르내리기 힘들어서 중간에 잊는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그저 ‘108 계단’이라고 부른다.) 내려갈때는 그래도 괜찮다. 그러나 다이빙을 마친 후, 무거운 장비를 메고 올라올 때는 고행길이다.


비오고 바람도 불었지만 바다속은 “명경지수(明鏡止水)”! 

하지만 신비한 색상의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런 고행(?)은 금방 잊는다. 전날의 우려와는 달리 약간의 파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중 시정은 양호했다. 입수 후 바닥을 내려다보니 투명하게 잘 보였다. 그리고 시선을 들어 외해 쪽을 바라보니 외해로부터 들어오는 푸르스름한 빛이 보인다.



▲ 외해로 나가고 있는 강사, 푸르스름한 빛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뉴스투데이

강사를 따라 그쪽으로 향하면서 주변이 점점 더 밝아왔고, 외해로 나가자 갑자기 바다가 환하고 밝아졌다.  “명경지수(明鏡止水)”! 바다 밖의 상태는 바람이 불고 파도가 약간 있었는데, 수중 시정은 무척 좋았다. 

20년간 사이판에서 다이빙을 한 강사는 아마도 물 속 이곳 저곳을 자기 집 앞마당 같이 훤히 알고 있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동굴 속으로 들어가더니 어느 한 지점에서 수중 라이트를 비추는데, 눈에 보일까 말까 하는 작은 생명체부터 바위 틈에 숨어 있는 “랍스터”까지 보여준다.


덩치 큰 흰동가리 수놈이 다이빙 강사 손가락을 공격

외해로 나가서는 흰동가리가 사는 곳으로 가서 한참을 지켜 보았다. 말미잘 속에 숨어 있는 녀석, 그 주위를 쉴 새 없이 다니며 노는 녀석 등, 2~3마리가 한곳에 모여 살고 있었는데, 강사가 말미잘 아래쪽에 살고 있는 작고 투명한 게를 보여 주려고 말리잘을 살짝 들어 올리는 순간 갑자기 덩치 큰 흰동가리 한 녀석이 강사의 손가락을 물려고 덤벼 들었다.

흰동가리의 이런 행동은 처음 봤다. 다이빙 후 강사 설명에 의하면 흰동가리는 암수 한몸인데, 수놈이 죽으면 나머지 일행 중 한녀석이 수놈으로 성전환을 하고 덩치가 커진단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말미잘에는 덩치 큰 녀석 이외에 작은 녀석 두어 마리가 더 있었다. 작은 녀석들을 보호하려고 강사의 손가락을 깨물려고 했을까?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다속 여기저기를 구경하다 보니 필자의 공기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강사의 보조 호흡기를 물고 출수 지점 중간까지 왔는데, 이날은 두 번의 다이빙 모두 공기가 부족해서 강사의 공기를 얻어(?) 마셔야 했다.



▲ 가까운 거리에서 흰동가리를 촬영하는 필자. 화면 우측에 보이는 흰동가리가 강사의 손가락을 물었다. ⓒ뉴스투데이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올라왔는데, 출수할 때 보니 파도 상태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파도가 높아짐에 따라서 강사도 더 이상 다이빙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이날은 두 번의 다이빙으로 만족해야 했다. 많이 아쉬웠다. 맑은 물속에서 편안하게 경치를 감상하면서 ‘다이빙 삼매경’에 빠져 있었는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는 심심했을 텐데도 전혀 그런 표정이 아니었다. 다른 다이버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현지 보안관과 대화하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필자는 ‘그로또 포인트의 멋진 모습을 나 혼자 봐서 미안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다음 다이빙은 이틀 후에 하기로 하고, 장비를 챙긴 후, 우리 모두는 다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다음에 계속)





 
 

 
 


 

- 최 환 종  (崔 桓 種) -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최환종 칼럼니스트 3227c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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