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표, ‘전속고발제’ 폐지·대기업 규제 강화

강이슬 기자 입력 : 2018.08.26 15:08 |   수정 : 2018.08.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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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공정위,  38년 만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김상조 “고도성장기에 제정한 공정거래법, 시대적 요구 반영에 한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정하는 정부개정안을 24일 입법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사익편취 규제(일감몰아주기) 기준과 순환출자 규제를 강화 등 내용이 담겼다.
 
1980년 제정된 공정거래법은 27차례에 걸쳐 일부 수정됐지만, 전면 개정 시도는 38년 만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고도성장기에 제정한 공정거래법 규제 틀로는 변화한 경제여건과 공정경제·혁신성장 등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크게 ▲ 법 집행 체계 개편 ▲ 대기업집단시책 개편 ▲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 ▲ 법집행 신뢰성 등 네 개 분야로 구성됐다.
 
개정안은 의견 수렴과 국무회의를 거쳐 11월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공정위 독점 ‘전속고발제’ 폐지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공정위 거치지 않고 법원에 ‘불공정거래행위’ 중단 청구 가능

 
1980년 공정거래법이 제정됐을 때부터 규정됐던 ‘전속고발제’는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 고발을 공정위가 독점하도록 하는 제도다. 고발 남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를 막으려는 조처였다. 하지만 법 위반 혐의가 짙은 상황에서도 공정위가 움직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내릴 수 없어 비난을 받았다.
 
이에 전체 담합 사건의 90% 이상이며 소비자 피해가 큰 가격·입찰 짬짜미 등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없앴다.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누구나 경성담합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이 자체 판단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게 된다.
 
또, 개정안은 기업결합, 일부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등 일부 법 위반과 관련한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했다. 경쟁 제한성 분석이 필요한 기업결합과 차별취급, 거래거절 위반 등에서 형벌 조항이 삭제됐다. 공정위 사건이 과도하게 형사화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형사제재 수단을 정비하는 대신 민사적 구제수단을 확충했다. 대표적으로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했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청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위 신고 이외에 또 다른 구제 창구가 열린 셈이다.
 
자료제출명령제도도 개정안에 담겼다. 피해자가 손해배상소송에서 손해액을 입증할 때 필요하다면 법원이 영업비밀이라도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개정안은 관련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정한 유형별 과징금 상한을 모두 2배로 높였다. 행정제재의 법 위반 억지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담합은 10%에서 20%로, 시장지배력 남용은 3%에서 6%로, 불공정거래행위는 2%에서 4%로 올렸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상장
·비상장 구분없이 20%로 일원화
 
지주회사 및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상장회사 기준 현행 20%에서 30%로, 비상장회사 기준 현행 40%에서 50%로 상향했다.
 
또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현행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현행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에서 상장ㆍ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한다.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기업은 231개에서 607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벌개혁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지속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경직적 사전 규제와 과잉규제는 개정안에서 배제했다. 대기업집단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상장회사는 특수관계인 합산 15%까지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도 도입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이 예상되는 기업집단이 그 지정 전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아니하는 경우 현행 규정으로는 규율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지정 전의 순환출자에 대해 의결권 제한을 도입하되, 기존 집단의 경우 순환출자를 자발적으로 해소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여 신규로 지정되는 기업집단만 의결권 제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기업 벤처지주회사 설립 자회사 지분보유 비율 완화
 
4차 산업혁명에 맞춰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규정도 포함됐다.
 
대기업이 벤처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쉽도록 자회사 지분보유 비율을 완화하는 등 요건을 낮춘다.
 
벤처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보유 요건은 현행 20% 유지하되, 기존 지주회사가 벤처지주회사를 자·손자회사 단계에서 설립하는 경우 벤처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보유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벤처지주회사를 자회사 단계에서 설립 시에는 상장‧비상장 모두 20%, 손자회사 단계에서 설립 시에는 상장·비상장 모두 50%로 적용한다.
 
또한, 통해 현행 벤처지주회사의 자산총액 요건 5000억원을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인수·합병(M&A) 때 자산총액·매출액이 신고기준(300억원)보다 낮아도 인수 가액이 크면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제도를 바꾼다. 거대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이 합병할 때 국내 매출액이 작아 국내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다.
 
‘신뢰받는 공정위’ 만든다 “법집행 투명성 강화”
 
우선, 피심인 방어권 보장을 강화한다. 조사ㆍ심의과정에서의 변호인 조력권, 피조사자의 의결제출권 등 피심인 방어권과 관련된 사항을 고시(조사절차규칙)에서 법률로 대폭 상향한다.
 
처분을 위해 심의에 제출된 자료(영업비밀, 자진신고 자료 등 제외)는 원칙적으로 피심인 및 이해관계자에게 열람ㆍ복사를 허용하도록 한다. 또, 무혐의 등으로 조사가 종결된 경우에도 그 근거, 내용 및 사유 등을 기재한 서면을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한다.
 
공정위 조사권한 재량을 현행 최장 12년에서 7년으로 단축한다. 단, 담합사건의 경우에는 사건처리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현행 기준(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 사건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을 유지한다.
 
또, 심의기구인 위원회의 충실한 심의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해 비상임위원 4인을 모두 상임위원화(1급)하되, 직능단체 추천제를 도입하여 공무원이 아닌 민간전문가들로 임명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대한변협,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각 1명씩 추천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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