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국 중장년의 무덤, 자영업이 사라진다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08-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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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를 운영 중이던 서울시 중구의 한 건물에 ‘임대’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퇴직자 최후의 보루인 자영업, 그 ‘제2의 삶’도 사라지는 중

자영업, 폐업율은 솟아오르고 창업율은 추락
 
  
은퇴 후 자영업에 도전하는 중장년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대학입학-취업-퇴직-자영업 창업-폐업'의 순환고리에 빗대 자영업을 한국 중장년층의 '무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무덤마저도 소멸되는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중장년층의 무덤마저도 없어진다는 분석의 근거는 2가지이다. 솟아오르는 자영업 폐업율과 추락하는  자영업 창업율이다. 망하는 자영업은 늘고, 새로 생기는 자영업이 줄어든다면 결국 자영업 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거의 소멸될 수밖에 없다. 

2016년 자영업 폐업률 87.9%, 전년 대비 10%포인트 올라…올해는 90% 넘을 수도 

지난 7월 발표된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16년 자영업 폐업률은 87.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폐업률이 90%를 거뜬히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영업 4대 업종’이라고 불리는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은 2016년에 48만3985개가 새로 생기고 같은 해 42만5203개가 문을 닫았다. 

서울 음식·숙박업 창업도 전년 대비 22.2% 감소

자영업의 황금시장인 서울지역의 창업도 급감 추세이다. 서울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서울 법인창업 및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창업된 법인 수는 전년 대비 3.1% 감소한 2520개로 나타났다. 음식업과 숙박업, 특히 피자·햄버거·분식류 등의 기타 음식점업 등의 창업이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음식·숙박업은 자영업 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낮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장년들은 은퇴 후 은퇴자금과 은행 대출금을 모아 그 이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존의 레시피나 브랜드 파워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업이 대부분이다.
 

▲ 폐업한 서울시 중구의 한 편의점 [사진=박혜원 기자]
▲ 폐업한 서울시 중구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 [사진=박혜원 기자]

서울 강북 주요 상권 둘러보니, ‘현실’은 ‘통계’보다 참혹

서울 중구의 공인중개사 K씨, “광희동의 3년간 폐업율은 148.1%”

기자는 23일 자영업 몰락의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북의 주요 상권을 둘러봤다. 현실은 통계수치보다 참혹했다. 

서울시 중구 광희동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K씨는 “3년간 광희동의 개업 대비 폐업률은 148.1%이며 평균 폐업 기간은 3년 정도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이 근방은 회사가 많아 유동인구가 2만 명 정도로 유지돼 파리가 날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큼 밀집도도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2013년에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구는 분식점, 중국집, 노래방 등 18개 업종에서 밀집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자의 정글’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근로기준법상 정년은 60세이므로, 그들이 자영업으로 유지해야 하는 삶은 통상 10~20년으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취업 포털 업체 ‘잡코리아’가 직장인 7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은퇴연령은 60세보다 10년 이상 빠른 평균 50.2세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의 74.6%는 “현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할 수 없을 것”이라 답했다. 이에 따르면 은퇴자들의 자영업 종사 기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은퇴자들의 자영업 도전은 ‘제2의 취업’ 혹은 ‘제2의 삶’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은퇴자들의 미래는 여전히 매우 불안정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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