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을 위하여](37)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에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간파하라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8-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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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전자의 가전 전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고용절벽’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학벌을 내세우거나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전략은 ‘철 지난 유행가’를 부르는 자충수에 불과합니다.
 
뉴스투데이가 취재해온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야말로 업무능력과 애사심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잣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입사를 꿈꾸는 기업을 정해놓고 치밀하게 연구하는 취준생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준비된 인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인사팀장이 주관하는 실무면접에서 해당기업과 신제품에 대해 의미있는 논쟁을 주도한다면 최종합격에 성큼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자료는 없습니다. 취준생들이 순발력있게 관련 뉴스를 종합해 분석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주요기업의 성장전략, 신제품, 시장의 변화 방향 등에 대해 취준생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취준생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준비된 인재가 되고자하는 취준생들의 애독을 바랍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퍼스트 무버’인 LG전자의 독무대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으로 퍼스트 무버를 이겨왔던 ‘패스트 팔로어’의 대명사

 
삼성전자가 최근 급성장 중인 의류관리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가전 기술이 총망라된 첫 의류관리기 제품 ‘에어 드레서’가 21일 전격 공개된 것이다.
 
사실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2011년부터 시장을 개척해 온 LG전자는 ‘스타일러’ 브랜드를 앞세워 판매량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가운데는 ‘의류관리기는 곧 스타일러’라는 인식도 크게 작용한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성공적인 안착을 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7년이 늦은 출발이다. 그 때문인지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에어드레서’ 공개 기자간담회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시장 선점 효과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묻는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그동안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가전 시장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전통 강자들이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며 신제품 에어드레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도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기업이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퍼스트 무버’로서 초격차 전략을 지휘하고 있지만, 가전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는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왔다. 특히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는 위험부담을 안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이러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더 효율적인 면도 있다.
 
따라서 국내외 가전기업에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글로벌 가전업계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이러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어떤 특징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하게 독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찰력으로 취준생 나름의 공략 포인트를 제시한다면 인사담당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의 ‘퍼스트 무버’ LG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패스트 팔로어’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는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 21일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모델이 에어·스팀·건조·청정의 4단계 전문 의류 청정방식을 적용한 삼성전자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왜 ‘의류관리기’ 대신 ‘의류청정기’라고 표현했을까?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한 ‘기술 혁신’의 포인트를 제품명으로 표현

 
김현석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된 에어드레서의 특장점 딱 한 가지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삼성 에어드레서는 ‘의류관리기’가 아닌 ‘의류청정기’로 불러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에어드레서는 기존 제품과 달리 ‘청정’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를 출시하면서, 옷감에서 먼지와 냄새를 ‘털기’만 하지 않고 ‘직접 제거’한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에어드레서에 적용한 전문 필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모아 말끔히 없애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옷의 겉감뿐만 아니라 안감까지 관리하는 특수 옷걸이를 더해 ‘꼼꼼한 청정 기능’을 부각했다.
 
이처럼 기존에 사용된 ‘의류관리기’라는 명칭을 과감히 버린 것은 삼성전자만의 독특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선점 기업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용어를 창조함으로써, 삼성전자 제품만의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일종의 ‘프레이밍 효과’를 노린 셈이다.
 
예컨대 기존의 의류관리기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주름을 잡아주는 ‘관리’의 차원에서 부각됐다면, 삼성전자는 미세먼지와 세균을 집중적으로 제거해주는 ‘청정’의 차원을 더 강조했다. 최근 전국적인 미세먼지 공습으로 소비자들의 청정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공략해 차별화된 이미지와 기능을 내놓은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 LG전자와 소니 등 경쟁사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주력할 동안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라는 자체 기술과 브랜드를 내세웠다. 물론 OLED와 QLED는 기술의 차이에서 오는 명칭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존 시장의 대세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경쟁력을 고집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TV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삼성전자가 지금 다시 OLED TV를 내놓는다고 해도 절대 ‘OLED’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떻게든 차별화 요소를 더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것이 삼성전자의 독특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LG전자가 다음 달 16일까지 한 달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운영하는 'LG 트롬 스타일러 라운지'의 모습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에 ‘빅스비’를 탑재하지 않았다
 
경쟁사의 AI도입 결과를 보고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의 일환?
 
삼성전자가 이번 에어드레서에 ‘빅스비’ 기술을 탑재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빅스비 기능을 탑재해 음성명령이 가능하도록 한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이와 달리 오는 9월 독일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AI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LG 스타일러 씽큐’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현석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드레서에 빅스비가 없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에어드레서 소비자들에겐 음성인식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에어드레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옷을 벗고 옷걸이에 걸어 집어넣는 방식의 제품인데, 이때 음성으로 ‘빅스비, 옷을 털어줘’라고 명령하는 것보다 그냥 바로 동작 버튼을 누르는 게 당연히 더 편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물론 나중에 필요하면 음성인식 기술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소비자에게 진정한 편리함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선두주자인 LG전자의 제품 경쟁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경쟁자인 LG전자가 먼저 AI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한 결과를 본 다음,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특유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의 일환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입사를 꿈꾸는 취준생이라면 이처럼 하나의 제품을 관통하는 기술혁신과 마케팅 전략을 분석해내는 역량을 키워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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