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미래] ⑨ ‘규제 중독’ 한국 정부, 자동차 산업에 날개를 달아줘라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12-2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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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뉴스투데이]


한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법규와 제도는 ‘평균 이하’, 기술력과 기반시설 경쟁력 깍아먹어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자동차 기업들,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미래차 기술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사회적 ICT기반이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민간 부문의 경쟁력은 경쟁 국가들을 추격하고 있지만 정부가 과거의 제도와 법규를 고수하는 데서 오는 '부조리 상황' 인 것이다.

지난 3월 회계·컨설팅기업 ‘삼정 KPMG’는 ‘자율주행차(Autonomous Vehicle) 준비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율주행차 법규와 제도 순위가 전체 조사대상 20개 국가 중 14위라고 밝혔다.

▲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에서 전체 20개 국가 중 한국의 총 순위는 10위였다. 세부 항목에서는 차례대로 ‘법규와 제도’에서 14위, ‘기술’에서 9위, ‘기반시설’에서 4위, ‘소비자 수용성’에서 11위다. [자료 출처=삼정 KMPG]

다른 지표들과 함께 비교해볼 때 그 순위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술, 사회적 기반시설, 소비자 수용성 등의 세부 항목에서는 각각 9위, 4위, 11위를 기록했다. 모든 항목을 종합한 결과 한국의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 순위는 10위였다. 이는 정부가 마련한 법규 및 제도가 민간 부문의 기술 및 기반시설 경쟁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기반인 '커넥티드 카' 생산량, 내년이면 일반 자동차 뛰어넘어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다. 기존에 운송수단의 역할만을 맡았던 자동차를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 운전자와 연결해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자율주행차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상황을 판단해 차량을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차량이다. 커넥티드 카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이전 단계의 기술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BI 인텔리전스는 202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 9200만대 중 75%인 6900만대가 커넥티트 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자율주행차·전기차 등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 BI 인텔리전스는 2019년부터 커넥티드 카의 출하량이 일반 자동차의 출하량을 앞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출처=BI Intelligence]

미국,중국, 일본 등의 자동차 업체는 커넥티트카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 중

이미 ‘자동차 선진국’들은 앞다퉈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일 중국 최대의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인 ‘디디추싱’은 브랜드 개편의 일환으로 10억 달러를 서비스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애플’, ‘구글’ 등의 IT 기업들이 몇 년 전부터 미래 자동차 발표 계획을 발표해왔다. 애플은 2015년 2월에 전기자동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에서 직원 50명을 영입해왔다. 애플은 2020년 중에 전기자동차를, 구글은 2017~20년 중 자동운전 자동차 ‘구글카’를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는 올해 1월 “도요타를 자동차 회사에서 모빌리티 업체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하며 차세대 자율주행 콘셉트카 ‘e-팔레트’를 발표했다.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하지 못하는 한국의 미래 자동차 산업?

미국, 중국등은 레벨 3부터 자율주행 운행 추진 VS. 한국에서 레벨 3는 불법

이처럼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엄격한 정부 규제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신성장 동력이 취약하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율주행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인 ‘CES 2018’에 참여해, 운전자와 차량이 상호작용해 자동차가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및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웰니스 케어’ 기술을 소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기술에 따라 레벨 0부터 레벨 4까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통상 차량이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을 인식해 운전자의 개입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수준인 ‘레벨3’ 정도가 되면 상용화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 미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가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은 차량이 주변 환경을 파악해 운행하되 특정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레벨 2 자율주행 자동차까지만 가능하다. 당연히 레벨 3부터는 불법이다.

한국 역시 2016년 2월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임시운행을 허가한 것을 시작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의 지연으로 인해 한국이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무인 자율주행차 실증운행하려면 미국 애리조나주에 가야?

국내 자동차 기업 '족쇄' 풀어줘야 ICT 서비스기업으로 진화 가능

먼저, 한국에서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시험주행 차량에 탑승할 때 조수석에 앉는다. 운전석에 앉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자율주행 중 데이터를 체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행법상 자동차에는 반드시 2인 이상이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무인 자율주행차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임시운행을 위해서는 안전운전 관리자가 없어도 자율주행차 실증 운행이 가능한 미국 애리조나주까지 가야 한다.

자율주행차 시험장을 허가받는 단계에서도 논란은 있었다. 자율주행시험장은 실제 도시와 유사한 환경을 위해 컨테이너 박스 등의 가건물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한 건축 허가 기준이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자율주행시험장에 필요한 가건물에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소방시설을 갖춘 뒤에야 건축 허가를 받아 지난 2016년 10월에 완공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레벨3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부와 국회의 제도 개선노력은 미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ICT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족쇄 풀기' 정책이 빠른 속도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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