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몰락의 뿌리]⑦ 청년 상인 김화연, 자영업자의 ‘독약’을 논하다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08-07 11:50   (기사수정: 2018-08-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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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화연 씨(여, 24)[사진=박혜원 기자]

자영업이 사실상 몰락의 수렁으로 떨어지면서 한국경제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조기 퇴직과 100세시대가 맞물리면서 대다수 한국인의 직업적 탈출구 역할을 해온 자영업의 위기는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삶의 기반 붕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돌리는 시각이 많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자영업자들로 하여금 폐업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상당히 다르다. 한국 자영업 몰락은 경제정책 전반의 실패와 인구사회학적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돼 만들어낸 현실이다.


그 해결책도 최저임금 정책의 변화와 같이 단순한 데 있지 않다. 다각적이고도 총체적인 해법의 모색만이 자영업에게 다시 희망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청년 자영업자 김화연 씨와 뉴스투데이 ‘자영업 몰락의 뿌리’ 시리즈 읽고 한국 자영업에 대해 토론

김화연 씨(여, 24세)는 지난 2016년에 카페를 창업한 ‘청년 자영업자’다. 대학을 다니던 중 커피 학원에 다니다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지금의 공동창업자가 된 남자친구를 만났다. 현재 그녀는 휴학계를 내고 카페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청년세대의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 ‘자영업’은 새로운 일자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7월에 “자영업은 기업과 노동으로만 분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산업정책 영역으로 봐야 한다”며 청와대에 ‘자영업 담당 비서관실’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집권 초기부터 특히 ‘청년’ 세대 창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의 자영업 지속기간은 평균 31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청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영업에 도전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취업에 준하는 안정성이나 수익성을 보장해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지난 6일 김화연 씨와 만나 본지가 최근 보도한 ‘자영업 몰락의 뿌리’ 시리즈 기사를 소재로 삼아 자영업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었다. 올해로 3년째 현직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 청년의 견해인 것이다. 김 씨는 현재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 부근에서 공동창업자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 김화연 씨(왼쪽)과 박혜원 기자(오른쪽)[사진=박혜원 기자]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 자영업 주인은 '미래' 위해 알바보다 적은 수입 감수해야

자영업자의 독약, 최저임금 보다는 '임대료', ‘권리금’,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수익률'

Q. ‘자영업 몰락’의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에만 있지는 않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뉴스투데이 7월 31일자 기사 참조 “[자영업 몰락의 뿌리]① 1인 자영업이 폐업 주도, 최저임금은 ‘무죄’?”)  
 
A. 우리는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있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나도 비슷하다. 최저임금은 어차피 올라야 하는 것이고 오르는 게 맞기 때문에 부담이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본다.


Q. 최저임금 인상 반대에 대한 최근의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우리도 만약에 우리 가게를 접고 다른 가게의 직원이나 알바로 일하면 지금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다. 한 자영업자가 “알바보다 가게 주인인 내가 일을 더 많이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한 것을 보았다. 누가 창업하라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자기 가게에서 자기가 더 많이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카페 같은 경우는 본사가 수익률을 과도하게 많이 가져가는 구조를 지적하는 것이 옳지 않나. 낮은 인건비로 수익을 유지해야 하는 가게는 어차피 망할 가게라고 생각한다.


Q.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타격은 전혀 없는 것인가?
 
A. 간접적인 타격은 있다. 인건비가 오르면 부자재나 식재료와 같은 원자재 값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수익률 악화가 조금 걱정된다.


Q. 창업 당시에 대출을 받았었나? 정책적으로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나?
 
A. ‘청년전용창업자금(만 39세 이하인 7년 미만의 창업자 및 예비 창업자를 위한 대출)’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애초에 대출이라는 것이 돈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더 많이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조금 낮다는 것 빼고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애초에 청년 창업자는 돈을 많이 갖고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뉴스투데이 기사가 강조하지 않은 부분인 ‘바닥권리금·영업권리금·시설권리금’ 등이 가장 큰 부담
 
Q. 그렇다면 인건비 외에 창업 당시 금전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A.뉴스투데이 기사에서 크게 강조되지 않은 부분이다. (▶뉴스투데이 8월 1일자 “[자영업 몰락의 뿌리]③ 건물주의 탐욕이 부른 젠트리피케이션” 참조) 그것은 ‘권리금’이다.

기존 점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과 영업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바닥권리금·영업권리금·시설권리금 등의 비용이 가장 부담이 되었다.
 
초기 창업 비용의 1/3을 권리금이 차지했다. 외국에는 없는 개념이고 우리나라에만 있다. 대출을 받을 때에도 비용 처리도 안 되고, 세금 처리도 안 된다. 우리는 초기 창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직접 하는 등 노력했지만 권리금은 줄일 수 없었다.


Q. 임대료 문제는 어떤가?
 
A. 임대료 문제도 권리금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만약에 건물이 낡아서 건물주가 갑자기 재건축을 한다고 하면, 처음에 내고 들어갔던 권리금을 우리는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Q. 카페는 까치산역 주변에 있긴 하지만 골목 안쪽에 있는 편이다. 역 주변 혹은 그 바깥이냐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많이 나나?
 
A. 건물 자체의 설비 차이나 평수도 고려를 해야겠지만 통상 3~5배 정도 차이가 있다. “장사는 ‘목(위치)’이 9할”이라는 얘기도 있다. 아무래도 위치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데 이런 임대료도 ‘운’에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 여기서 운이란 ‘좋은 건물주를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 좋은 조건으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린다고 하거나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세입자로서는 대처할 방도가 없다. 들어가는 순간 ‘을’이 되는 입장이다.


Q. 임대료나 인건비로 고민하는 주변 자영업자의 사례가 있나?
 
A. 주변 지인들의 경우를 보아도 아직 인건비보다는 임대료에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장사가 잘 될 법한 자리의 임대료는 끝없이 올라간다.


소비심리 위축되면 프랜차이즈로 몰리고 영세 자영업은 외면 경향

정부가 실물경기 죽이면서 청년에게 창업하라면 죽으라는 얘기

Q. 까치산역 부근에 프랜차이즈 카페와 개인 카페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 프랜차이즈 혹은 개인 카페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비율은 7:3 정도다. 개인 카페의 경우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브랜드 파워’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기획 기사 5번을 보면 (▶뉴스투데이 2018년 8월 6일자 기사 참조 “[자영업 몰락의 뿌리]⑤ 저출산 속 베이비부머간 ‘생존경쟁’ 가열” ) ‘소비자심리지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비심리 위축과 프랜차이즈 출범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돈으로 가성비를 따지다보면 ‘일정한 맛’을 보장해주는 프랜차이즈로 가는 경향이 생긴다는 느낌이다. 

최근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업의 키워드는 ‘도전 정신’, ‘창의성’인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소비자가 애초에 소비에 있어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으니 자영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청년의 도전과 창업 정신을 이끌어내려면 소비심리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청년에게 도전하라면서 실물경기를 죽이면 청년보고 죽으라는 얘기이다.

즉 정부가 무책임한 경제정책으로 경기를 후퇴시키는 것이야말로 자영업자에게 ‘진짜 독약’이 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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