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43) 모 대기업 홍보부장의 주 52시간 근무제 ‘유감’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8-03 17:37
395 views
Y
▲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본격적인 주52시간제 도입으로 대기업 임직원들 대부분이 달라진 업무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홍보팀 소속 직원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을 일관되게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연합뉴스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잡뉴스로 특화된 경제라이프’ 매체인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모 대기업 A 홍보부장, 주 52시간 시행 이후 언론사 기자들과의 저녁 미팅은 근무시간서 제외
 
A 부장 수첩엔 매일 저녁 언론사 미팅 일정이 빼곡해
 
기자와 만난 날도 3시간 30분 추가 근무했지만 서류에 남지 않아
 
지난 7월 한 달간 77시간 추가근무했지만 ‘수당’도 ‘기록’도 없는 ‘무명용사’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본격적인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대기업 임직원들 대부분이 달라진 업무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홍보팀 소속 직원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을 일관되게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모 대기업 홍보부장 A씨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회사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더 철저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회사의 근태 입력 시스템에 ‘이번 주 가능한 최대 근무시간’과 ‘나의 누적 근무시간’이 새로 생겼다”면서 “이걸 토대로 자신의 근무시간을 종합해서 매일 퇴근 전에 보고를 올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홍보를 맡고 있는 A씨가 근무시간을 제대로 계산하기란 쉽지 않다. 업무 특성상 종일 쏟아지는 뉴스와 씨름해야 하는 데다, 회사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하면 퇴근 이후에도 업무가 시작된다.
 
여기에 점심이나 퇴근 후 저녁 식사자리를 기자와 함께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술자리까지 이어지면 귀가 시간은 밤 10시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실제로 A씨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몇 달간 평일 하루도 빠짐없이 외부 저녁 미팅으로 꽉 찬 자신의 스케줄을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원래라면 A씨의 이러한 식사자리는 모두 업무 시간으로 집계해야 한다. 물론 주요 대기업 대부분은 홍보팀의 외부 미팅을 업무의 연장선으로 인정하고 있다. A씨의 회사도 직원이 외부 미팅에 대한 결재를 올리면 큰 무리 없이 근로시간으로 계산해준다.
 
하지만 A씨는 “‘굳이’ 결재를 올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달 내내 기자들과의 저녁 약속으로 꽉 찼는데, 이걸 다 업무시간으로 계산하면 주 52시간이 금방 차 버린다”는 것.
 
이날 A씨는 기자와 저녁 6시 반에 만나 10시쯤 헤어졌다. 3시간 30분의 ‘연장근로’가 발생한 셈이다. 최근 몇 달간 평일 내내 있었던 저녁 미팅이 모두 이와 비슷한 시간으로 진행됐다면, A씨는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지난 한 달간 77시간을 더 일한 셈이다.
 
A씨는 “주 52시간 근로가 가져오는 순기능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직종·직무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은 어쩔 수 없다”면서 “제도가 차츰 정착되면서 이런 어려움이 해결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