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20%가 성희롱 범죄’ 광주 여고서 무슨 일?, 생기부로 입막음 시도까지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8-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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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광주의 한 고교 전체 교사 중 20%가 학생에게 성희롱 범죄

학교 측, 가해 교사와 학생 ‘분리조치’·9일 직위해제 여부 결정

'성희롱' 범죄가 교사라는 직업 자체의 위기 초래
 
전체 교사의 20%가 수사 대상이라 수업할 교사 부족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광주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로부터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의 피해를 봤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 학생 중 20.93%나 된다는 충격적인 경찰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 학교의 전체 교사 중 20%가 가해 혐의로 수사 의뢰 대상에 올랐다.
 
이 학교의 사례만 보면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성범죄'로 인해 존립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1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성희롱·성추행 파문을 겪고 있는 광주의 한 고교에 대해 교육청으로부터 학생 대상 전수 조사 자료를 받는 데로 이 고교의 교사들에 대한 성 비위 혐의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학교 전수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로부터 성희롱이나 성추행, 과도한 언어폭력 피해를 봤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학생 860여 명 중 20.93%인 180여 명이다.
 
다른 학생의 피해 정황을 목격했거나 들었다고 답한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 학생 숫자는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피해 학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고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의심되는 교사들은 총 11명이다. 이 학교의 교사는 남자 39명, 여자 18명으로 총 57명이다. 전체 교사 중 19.30%가 수사 의뢰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교 학부모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생님들이 농담처럼 ‘엉덩이가 크다’, ‘가슴이 크다’, ‘여자는 각선미가 좋아야 한다’고 말하며 살짝살짝 (신체 부위를) 만졌다고 한다”라며 “조금 더운 날이었는데 선생님이 들어와서 ‘너희들 더우면 커튼 벗겨라’, ‘다리는 벌려라’,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가해 교사들은 성희롱 파장이 커지자 학생들에게 ‘학교 생활기록부’로 협박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이 학부모는 “이번 일이 조금씩 표면화되니 선생님이 ‘너희들 이런 식으로 하면 생기부(생활기록부)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냐’는 식으로 아이들을 협박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들 교사를 학생들과 격리하기 위한 분리조치를 취했다. 오는 9일 재단 이사회를 열어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직위해제 되면 학교에 나올 수 없으며, 급여도 일부만 받는다.
 
교사들의 공백은 또다시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전체 교사 중 20%가 학생들과 분리조치 됐고, 경찰 수사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부터 1, 2학년 학생들의 수업을 이끌어야 할 교사 인력이 부족해졌다.
 
학교 측은 교육과정 파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와 강사를 채용할 방침을 세웠다. 교육청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와 별도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에 대한 교육청 감사가 시작되면 징계 대상 교사는 더 늘어날 수도 있어, 교사 인력부족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수사 대상이 확대되거나 성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 무더기 징계가 이뤄질 경우 학사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과 감사관실의 가해자 조사가 이뤄지면 징계대상도 정해질 것이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가려 가해자를 예외 없이 처벌하고 무엇보다 학생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고교 교사들의 학생을 상대로 한 상습적인 성폭력은 이 고교의 일부 학생들이 학교 교장에게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학생들은 다수의 교사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성희롱 피해를 봤으며 일부 교사의 발언은 성희롱 수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장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자체 전수에서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다수 나왔다며 지난 26일 교육청에 이를 보고 했다. 교육청에서 경찰과 함께 성희롱 피해 여부 전수 조사를 착수하며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이 장기간에 걸쳐 만연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이 이 같은 상황을 견디다 못해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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