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심호흡] ‘조폭’처럼 삼성과 SK를 갈취한 공정위는 해체돼야
이태희 편집국장 | 기사작성 : 2018-07-31 18:58   (기사수정: 2018-07-31 19:13)
681 views
Y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공정위, ‘검찰’과 ‘도둑’이 한 몸이 되는 불가능성을 실현


남녀 간의 사랑과 미움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한다. 에로스(eros)의 불길은 본질적으로 삐긋하면 증오로 돌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둑과 검찰이 한 몸이 돼서는 곤란하다. 그런 조직이 있다면 해체해야 한다. 사랑이 미움이 뒤범벅이 되는 건 인간 감정의 순리인데 비해, 도둑이 검찰 노릇을 제대로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 불가능성이 현실에서 발견됐다. ‘경제 검찰’로 불리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폭처럼 국내 대기업들을 갈취((喝取)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채용 비리’의 주인공인 정채찬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지난 30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의 재직 기간 중 공정위 4급이상 퇴직 예정 공무원 17명을 국내 주요 대기업이 취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권력기관 고위직의 대기업 영전은 관행, 공정위는 ‘조직적 강요’라 죄질이 더 흉악

솔직히 정치와 행정 권력의 힘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기업들은 자체 필요에 의해 권력기관 인사를 영입해오는 관행이 있다. 부장판사나 부장검사, 금융감독원 고위직 등은 퇴직 이후 대기업이나 유명 로펌으로 영전해 거액의 연봉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기업경영은 모르지만 ‘대관업무’에 투입돼 돈값을 해낸다고 한다.

이 같은 행태는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한 패턴으로 비난받지만 소멸되지 않는 구조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정위의 행태는 그런 통상적 수준을 펄쩍 뛰어넘는다. 공정위 조직 전체가 조직적으로 동원돼 퇴직자의 재취업을 기업에게 강요해온 ‘아름다운’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기업은 공정한 시장거래질서 확립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외치며 칼을 휘두르는 공정위의 요구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압력의 ‘체계성’이 놀랍다.


공정위의 갈취 방식=‘일대일 짝짓기’, ‘보고라인 정립’, ‘고시와 비고시 출신 연봉 차등화’, ‘2 1원칙’

우선 정 전위원장 등은 공정위 재직 당시 인사부서를 통해 정년을 2년 남긴 58세의 4급 이상 퇴직 예정 간부와 기업들간의 ‘일대일 짝짓기’를 행했다. 이를 위해  별도 명단도 관리했다고 한다. 검찰은 취업한 공정위 간부 17명 중 10명 정도는 ‘강요’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정위내 채용 청탁 내지는 압력을 위한 보고라인도 존재했다. 퇴직 예정 간부 명단을 운영지원과가 작성했고, 취업 알선 현황이 ‘운영지원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라인으로 보고됐다. 배운 사람들답게 도둑질도 체계적이다. 

아주 자상하게 작성된 재취업 기준도 기업 측에 내밀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국장급(2급)은 고문, 과장급(3∼4급)은 임원, 무보직 서기관(4급)은 부장으로 지정했다. 연봉도 고시출신과 비고시 출신을 차등화시켰다. ‘고시(5급) 출신은 2억5000만원, 비고시(7·9급) 출신은 1억500만원이라고 한다.

편의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2 1’ 원칙도 요구했다. 특혜 취업한 퇴직 간부의 기업 근무 기간을 2년으로 정하되 후임 퇴직자가 없으면 1년 추가 근무를 한다는 규칙이다. 


재벌개혁 대상으로 규정해온 삼성·LG·SK·현대기아차 등에 취업

‘상납금’ 안내면 가게 때려 부수는 영화 속 조폭들 연상시켜 

취업 대상 기업은 삼성·LG·SK·현대기아차 등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국내 일류기업이라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공정위가 투명한 지배구조개선과 불공정거래 시정을 압박해온 대표적 재벌그룹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편법 취업한 공정위 퇴직 간부 중 상당수는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이들 공정위 마피아들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너무 고상한 단어로 느껴진다. 국민정서법으로 따지면 ‘공갈’및 ‘갈취’의 죄목이 더 적절해 보인다. 피해 기업체들은 혹시라도 공정위 요구에 불응했다가 재벌개혁을 빌미로 ‘불이익’을 볼 것이 두려워 무릎을 꿇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되면 조폭의 업소관리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영화 속 조폭들도 업소 주인이 매달 ‘상납금’을 안내면 가게를 때려 부순다. 그런 봉변을 모면하려고 피 같은 돈을 뜯기면서도 속수무책이다.


공정위의 ‘취업 범죄’ 수사 확대 흐름, 정당성 상실한 공정위 대체할 새 제도 필요해


일부 공정위 직원들은 이번 사태로 조직 전체가 도매금으로 매도될 경우 김상조 위원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재벌개혁 작업에 제동일 걸릴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오만의 극치이다.

공정위의 조직적 범죄 행각이 특정 시기의 부조리가 아니라는 정황 증거가 넘쳐난다. 김동수(2011년 1월~2013년 2월 재임), 노대래(2013년 4월~2014년 12월 재임) 전 위원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개혁의 화신인 김상조 위원장 체제하의 현직 직원 소환설도 들린다. 공정위는 이미 존립 근거인 정당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느낌이다.

기무사가 ‘계엄 문건’으로 해체위기에 몰려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범죄 모의 혐의만으로도 해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기무사에 견주어 보면 공정위는 죄가 훨씬 무겁다. 이미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해체를 검토한다면 ‘미수범’인 기무사보다 공정위가 1순위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공정위가 로마신화의 ‘야누스’ 행세를 하며 개혁주체로 남겠다는 얘기인가. 만약에 김동수, 노대래 전 위원장 시대에도 유사 범죄가 행해졌음이 밝혀진다면, 공정위는 전면 해체되고 새로운 제도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태희 편집국장 youyen2000@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