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몰락의 뿌리]① 1인 자영업이 폐업 주도, 최저임금은 ‘무죄’?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8-07-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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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광주 동구 궁동의 영흥식당이 32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는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자영업이 사실상 몰락의 수렁으로 떨어지면서 한국경제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조기 퇴직과 100세시대가 맞물리면서 대다수 한국인의 직업적 탈출구 역할을 해온 자영업의 위기는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삶의 기반 붕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돌리는 시각이 많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자영업자들로 하여금 폐업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상당히 다르다. 한국 자영업 몰락은 경제정책 전반의 실패와 인구사회학적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돼 만들어낸 현실이다.
그 해결책도 최저임금 정책의 변화와 같이 단순한 데 있지 않다. 다각적이고도 총체적인 해법의 모색만이 자영업에게 다시 희망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편집자 주>




올해 자영업자 폐업률 87.9%로 역대 최고치 기록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대비 증가 추세 유지, 6월 증가율 상승

직원 없이 '가족경영'하는 '1인 자영업자' 꾸준한 감소세, 6월 감소폭 커져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영향 받지않는 1인 자영업자의 몰락이 두드러져

영세한 1인 자영업자, 경기불황 및 구조적 요인에 직격탄 맞은 듯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자영업자 폐업률이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지적하는 분위이기다. 그러나 실제 자영업자 수 증감 추이를 보면 최저임금과 연관 있는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 수는 증가한 반면, 실제 줄어들고 있는 것은 1인 사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자영업 위기의 근본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은 아니라는 해석을 가능케해주는 통계 수치이다. 

31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개가 문을 열면 8.8개가 문을 닫은 셈이다.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 수 비중은 2014년 22.1%, 2015년 21.5%, 2016년 21.3%, 2017년 21.3%로 그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올해와 내년을 합친 2년새 30%에 육박하게 되면서, 업계에선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예견하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16.4% 최저임금 인상에 의한 인건비 부담이 영세한 고용주인 자영업자들에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에서 30%도 채 되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 수는 570만1000명이다. 이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6만 2000명(29.1%)이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3만9000명(70.8%)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란 1인 사업자 혹은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독립된 형태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말한다. 이들은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영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최저임금 인상 영향과 무관한 1인 사업자 혹은 무급가족종사자들과 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체 자영업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올해 그 규모가 줄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증가했다. 

국내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17년 1분기 558만4000명에서 3분기 574만2000명으로 늘었다가 2018년 1분기 555만 9000명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0.5%(2만 5000명) 줄었고, 지난해 3분기 대비 3.2%(18만3000명)이 줄었다. 

특히 2018년 1분기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2.2%(8만8000명), 전년 3분기 대비 -5.9%(24만5000명)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각각 4.1%(6만5000명), 4.0%(6만3000명) 늘어났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고용업이 몰락하고 있다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가 감소해야 하는 데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월에 대비해 살펴보아도 이런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자료=통계청, 그래프=뉴스투데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자영업이 몰락한다는 주장이 성립되려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가 줄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고용원있는 자영업자는 4.26% 증가한데 비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5% 감소했다.

지난 6월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65% 증가한데 비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16% 감소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자영업의 위기를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통계로만 본다면 자영업의 위기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보다 경기적인 영향 등 다른 요인들 때문에 영세업자들이 먼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영세업자들의 위기는 무급가족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2018년 1분기 98만3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09% 줄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무급가족종사자 감소의 경우 집안일을 잠깐 도와주다가 실업자나 취업자로 바로 빠지기도 하고 가족 중심의 영세업자가 사라지고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농림업이나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가족단위로 사업을 하던 영세자영업자가 줄고 있고, 대형업체들이 들어서면서 나타난 구조조정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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